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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신앙·간증

내가 기르던 것은 아이들이었나 꽃이었나?

by 높은산 언덕위 2015. 10. 30.

아이들이 어릴 때 우리는 아름다운 정원이 딸린 작은 집으로 이사했다. 현관 양 옆으로 빈 화단이 있었고, 나는 정원 일을 해 본 경험이 많은 건 아니었지만 거기에 꽃을 심을 생각에 신이 났다. 원예에 관한 책을 샀고, 모종과 종자 카탈로그를 주문해서 꼼꼼히 공부했다.
몇 달 동안 나는 정원을 구상하고, 토양을 준비하고, 200개가 넘는 알뿌리를 심었다. 결실을 보려면 몇 달은 더 기다려야 했지만, 잘 자라는지 자주 확인했다. 이른 봄부터 나의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작은 보라색 붓꽃을 시작으로 수선화가 뒤를 이었다. 봄이 중반에 이르자 화단은 아름다운 튤립으로 가득 찼다. 나는 내 정원을 사랑했고, 자주 현관 앞 계단에 앉아서 꽃들을 바라보았다.
어느 날 오후, 네 살배기 딸 에밀리가 친구를 한 명 데려와서 함께 놀았다. 그 친구 엄마가 아이를 데리러 올 시간이 되었을 무렵, 두 아이가 팔에 한가득 튤립을 안고 힘겹게 부엌 문으로 들어왔다. “선물이에요!”라며 둘은 행복하게 말했다. 튤립을 거의 다 꺾어 온 것이다.
튤립은 한 해에 딱 한 번 핀다. 속이 상했다. 그 많은 노력과 기다림은 어쩌라고. 우리는 꽃을 여러 개의 화병에 나눠 담고 나머지는 에밀리 친구네 집으로
보냈다. 나중에 그 속상한 사건에 대해 친정어머니께 털어놓자, 어머니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네가 키우고 있는 것이 꽃이 아니라 아이들이라서 참 다행이구나.”
나는 내 관점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딸들을 데리고 함께 불렀던, 꽃을 따 모으는 것을 노래한 초등회 노래가 생각났다.
꽃을 보면 어머니 생각나요.
어머니, 내 사랑 꽃송이에 담아 …… 드립니다.
나는 망가진 내 정원만을 생각했지만, 네 살짜리 두 소녀는 사랑의 표현을 생각했던 것이다.
꽃밭을 가꾸는 일에는 인내심과 한발 물러나는 것이 필요했다. 그리고 이 일을 내 아이의 눈으로 바라보기까지는 더 많은 인내심이 필요했다. 그러나 어머니로서 인내할 때, 나는 주님과 더 가까워지게 된다.
(폴라 슐트, 미국 미주리 20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