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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我聲高處

열정의 시간들이 지나고보니

by 높은산 언덕위 2023. 11. 11.

"우리는 삶에서 고통과 실패를 경험합니다. 그러나 인생의 무게는 나 혼자만 지고 가는 것이 아니며, 또한 의미없는 무게만은 아닙니다. 마리아 몬테소리는 실패의 정의를 '배울 수 있는 기회' 라고 했습니다. 지금의 시련은 또 다른 배움의 기회가 나에게 제공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 시련이 배움의 기회가 되기 위해서는 열정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열정을 가질때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열정은 강력한 긍정의 에너지입니다. 열정이란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믿는 충만한 상태'를 말합니다. 열정은 성취라는 기관차의 연료와 같아서 우리가 좋아하고 간절히 바라는 어떤 목표에 이르도록 활력을 불어넣는 에너지입니다.

저희 아버님이 몇년전에 돌아 가셨는데, 강원도 시골에서 태어나서 겨우 일본 소학교를 다니셨습니다.그러나 글 읽기와 서예나 펜 글씨를 꾸준히 독학하여 많은 지식을 쌓았고,문장가, 달필,명필 소리를 들으셨습니다.제가 이곳 캐나다로 이민한후 아버님이 많이 허전하셨나 봅니다.그래서 젊어서 하지 못했던 공부를 하기로 결심하고 82세의 연세에  문예 창작 학교에 들어 가셔서 2년동안 공부하셨습니다. 졸업후에 시를 발표했는데 문예지에 채택되어 시인으로 정식 등단하셨고, 그후 5권이나 되는 시집을 냈습니다. 항상 젊은시절 못배운 것을 한스럽게 여겼는데 어느정도 해소하시고 돌아 가셨습니다.

저희 아버님은 못배운 것에 대한 대물림을 하지 않기 위해서 1967년 1월 3일 아주 춥던 날에 일곱 식구를 데리고 강원도 삼척에서 부산까지 10시간이 넘게 걸리던 시절, 돌고 돌아가는 완행 버스를 타고 도시로 저희를 데리고 왔습니다.오직 자식들 가르치겠다는 마음 하나로요.부모님의 뜻대로 자식들이 모두 대학을 다닐 수 있게 되었고 성직자나 교사, 교수 또는 박사,변호사로 아버님의 뜻대로 어느정도 목표를 달성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그 영향인가요,어릴때부터 글쓰는 일을 좋아했고, 자식들에게 또 다른 환경과 기회를 주기위해 물건너 이민을 왔는데 별 성공을 못하고 고생만 했습니다.

우리가 신앙이든 사업이든 열정과 적극적인 마음이 없으면 성공할 수가 없습니다.제가 밴쿠버에서 서양교회에 다닐때 한번도 교회 모임에 빠진적이 없었고 항상 일찍와서 모임을 준비하고 다른 사람들을 기다렸습니다. 초기 이민생활 근 8년 동안은 교회 활동 모임후 걸상등 뒷 정리는 100% 우리 아이들이 전담했습니다.우리 부부는 부엌에서 설거지 전담을 근 8년간을 했습니다. 영어가 안되니 그저 몸쓰고 정리하는 일 외에는 할 일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지내다보니 기적이 일어났습니다.귀가 열리고 영어 설교가 귀에 들렸고 서양 회원들과 자연스레 친하게 되었습니다. 연세높은 어른들이 모임후 뒷정리 하는 하는 우리 가족을 뒤에서  유심히 지켜 보시고 진심으로 마음을 열고 우리 가족을 따뜻하게 대해 주었습니다.아마 너희들의 마음을 알겠다는 은근한 미소와 함께요. 청소년 지도자나 교회 지도자들도 우리 아이들을 진심으로 대해줬고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제가 이곳에서 설교자로 5년간 봉사를 했는데, 아침 6시에 집에서 출발해서 1시간 운전해서 40분간을 배를 타고 또 30분을 차를 타고 방문해야 하는 섬마을 작은 교회를 방문했습니다. 사람이 많이 없어서 그날은 온전히 저 혼자만 말씀해야 하는 날이었고 근 45분동안 말씀했는데 무슨 말씀을 했는지도 모르게 한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의 잘 안되는 영어 말씀을 듣고 나이드신 어른들이 눈물을 훔치는 것을 보았습니다.말 안되는 이 친구가 새벽부터 달려와서 전해준 마음을 고맙게 여기신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한번은 이곳 스페인 교회를 방문하여 말씀하였는데,한국 사람이 스페인 교회에서 영어로 말씀하였습니다.그때도 그들의 눈가에 이슬이 맺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눈물이 나게하는 것은 언어의 능력이나 기교가 아니라 진솔한 살아온 이야기에 대한 간증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열정의 시간들이 지나고보니  모든게 아련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자식 여럿 데리고 살아보려고 발버둥치던 이민 초기였습니다. 이제는 그 어린 자식들이 여러 자식을 낳았고 우리는 머리에 서리를 이고 있습니다.

이제사 겨울에 내리는 비도 좋게 여겨지고 산위에 쌓이는 눈도 아름답게 보입니다.올해는 더더욱 단풍이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큰탈없이 달려온 이민생활이 힘들었지만 그저 감사할뿐입니다.

(홍성주-예수그리스도 후기 성도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