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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玉盤佳言

돌아가신 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고, 사랑으로 저를 격려하며 받아들여 주시는 그분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by 높은산 언덕위 2019. 2. 25.


어린 시절에 저는 종종 아버지를 따라 특별한 임무를 수행하러 다녔습니다. 집에서 몇 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작은 채소밭이 있었는데, 밭에는 철마다 해 주어야 하는 일이 참 많았습니다. 정자를 손질하고, 울타리를 세우거나 손봐야 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일하러 가는 날이면 꼭 엄청나게 춥거나 눈비가 세차게 퍼부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저는 그 일을 정말 좋아했습니다. 아버지는 제게 인내하고 받아들이며 일하는 법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어느 날 아버지는 제게 나사못을 조여 보라고 하시며 “조심해, 너무 꽉 조이면 망가져 버리니까.” 하고 주의를 주셨습니다. 저는 잘할 수 있다는 걸 자신 있게 보여 드리고 싶어서, 힘껏 나사못을 조였습니다. 당연히 못은 망가져 버렸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농담 한마디로 웃어넘기셨고 우리는 다시 시작했습니다. 제가 일을 “망쳐도” 아버지는 항상 사랑을 보이며 저를 믿어 주셨습니다. 돌아가신 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고, 사랑으로 저를 격려하며 받아들여 주시는 그분의 마음이 느껴집니다.(201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