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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玉盤佳言

형제님의 두 볼에 눈물이 흐르고 눈에는 사랑과 기쁨이 어려 있었다. 슈미트 형제님은 하나님과 대화하고 있었고, 하나님은 그분에게 말씀하고 계셨습

by 높은산 언덕위 2019. 2. 15.


“집사로 성임되기 전까지 성찬은 내게 별로 큰 의미가 없었다. 집사 신권을 받은 일요일 오후에 나는 처음으로 성찬 전달을 하게 됐다. 성찬식을 시작하기 전에 다른 집사 한 명은 내게 ‘슈미트 형제님을 잘 살펴. 깨워 드려야 할 거야!’ 하고 귀띔해 주었다. 드디어 내가 성찬 전달에 참여하는 그 순간이 왔다. 앞의 여섯 줄을 그럭저럭 잘 해냈다. 아이들과 어른들이 별다른 생각이나 문제 없이 빵을 취했다. 그리고는 슈미트 형제님이 늘 앉으시는 일곱 번째 줄로 넘어갔다. 거기서 나는 깜짝 놀라게 되었다. 형제님이 졸지 않고 깨어 계셨기 때문이다. 슈미트 형제님은 앞줄에 앉은 사람들과는 다르게 뭔가 깊은 생각을 하며 경건한 마음으로 빵을 취하시는 것 같았다.

몇 분 뒤에 물을 전달하면서 나는 다시 일곱 번째 줄 앞에 섰다. 이번에는 친구 말이 맞았다. 슈미트 형제님은 앉아서 고개를 숙인 채 그 독일인다운 커다란 눈을 감고 계셨다. 곤히 잠들어 계신 게 분명했다. 어떻게 한담? 나는 잠시 오랜 세월의 고역과 힘든 시련으로 주름이 깊이 패인 형제님의 이마를 응시했다. 청소년 때 교회에 들어오신 슈미트 형제님은 독일의 조그만 마을에서 갖은 핍박을 겪어 오셨다. 간증 모임에서 그 이야기를 하시는 것을 여러 번 들었다. 마침내 나는 형제님을 깨우기 위해 어깨를 살짝 건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어깨에 손을 가까이 가져가자 형제님이 천천히 고개를 드셨다. 형제님의 두 볼에 눈물이 흐르고 눈에는 사랑과 기쁨이 어려 있었다. 조용히 손을 올려 물을 취하셨다. 비록 그때 나는 열두 살 아이였지만, 투박하게 생긴 그 형제님이 성찬을 취하시는 모습을 보며 내가 무엇을 느꼈는지는 아직도 마음속에 생생히 남아 있다. 의심의 여지 없이 그 형제님은 성찬에 대해 내가 한 번도 느껴 보지 못한 감정을 느끼고 계셨다. 그 순간 나는 그분과 똑같은 마음을 느껴 보고 싶다고 굳게 마음을 먹었다.”

슈미트 형제님은 하나님과 대화하고 있었고, 하나님은 그분에게 말씀하고 계셨습니다.(20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