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인 전래동화에는 같은 밭을 함께 일구던 아브람과 짐리라는 두 형제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들은 일과 수확량을 공평하게 나누기로 했습니다. 추수가 끝날 무렵, 짐리는 밤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아내와 일곱 아들을 부양해야만 하는 형이 수확량 중 절반만 가져가는 것이 불공평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혼자 사는 자신이 너무 많은 양을 차지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래서 짐리는 옷을 입고 조용히 밭으로 나갔습니다. 자신이 수확한 곡식단 중에서 1/3을 가져다 형의 곡식단에 얹어 두고는 옳은 일을 했다는 뿌듯한 마음으로 침대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그러는 동안에 아브람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혼자 살며 일을 거들어 줄 아들도 없는 가난한 동생 짐리가 걱정되었기 때문입니다. 혼자서 그토록 열심히 일한 짐리가 수확량 중에서 절반만을 가져가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아브람 생각에 이것은 분명히 하나님을 기쁘게 해 드리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아브람은 조용히 밭으로 가서 자신이 수확한 곡식단 중 1/3을 가져다가 사랑하는 동생의 곡식단에 얹어 두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밭으로 간 두 형제는 둘 다 자신의 곡식단이 전과 같아 보여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래서 두 형제는 그날 밤에 슬그머니 집을 빠져 나와서 전날 밤에 했던 일을 되풀이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서로를 발견하고 말았습니다. 형제는 서로 부둥켜안고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사랑과 고마운 마음이 복받쳐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연민의 정신입니다. 타인을 자신과 같이 사랑하고 타인의 행복을 추구하며 대접 받고자 하는 대로 사람들을 대접하는 것입니다.(2010,04,디이터 에프 우흐트도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