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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玉盤佳言

하나님께서 내 목숨을 부지하게 해 주신다면 나는 몇 년 안에 쟁기질하는 소년이 당신보다도 경전에 대해 더 많이 알도록 만들겠다!

by 높은산 언덕위 2018. 10. 16.


1536년 10월 6일, 벨기에 브뤼셀 근처에 있는 빌보르드 성 지하감옥에서 쇠약한 죄수 한 명이 끌려 나왔습니다. 그는 1년 반 가까이 어둡고 축축한 지하감옥에 갇혀 있었습니다. 성 밖 기둥에 묶인 이 죄수는 큰 소리로 “주님, 영국 왕이 눈을 뜨게 하소서” 하고 마지막 기도를 드렸습니다. 곧이어 교수형이 집행되었고 시신은 그 자리에서 불태워졌습니다. 이 사람은 누구이고, 당시 모든 위정자와 종교지도자들이 그에게 부과한 죄목은 무엇일까요? 이 죄수의 이름은 윌리엄 틴들입니다. 틴들의 죄목은 성경을 영어로 번역하여 출판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찾아 항해할 무렵에 영국에서 태어난 틴들은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에서 수학한 후, 가톨릭 교회에서 성직자가 되었습니다. 그는 그리스어와 히브리어, 라틴어를 비롯한 여덟 개 언어에 능통했습니다. 틴들은 성경을 열심히 공부했으며, 사제들과 평민들이 경전에 몹시도 무지한 것을 보고는 깊은 문제의식을 느꼈습니다. 평민에게 경전을 주는 것에 반대하는 한 성직자와 벌인 격한 논쟁에서 틴들은 “하나님께서 내 목숨을 부지하게 해 주신다면 나는 몇 년 안에 쟁기질하는 소년이 당신보다도 경전에 대해 더 많이 알도록 만들겠다!”라고 맹세했습니다.

틴들은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따를 수 있도록 성경을 영어로 번역하는 작업을 준비하겠다고 교회에 허가를 구했습니다. 그러나 그 요청은 거절당했습니다. 당시에는 성직자가 아닌 다른 사람이 경전을 직접 접하게 하는 일은 교회의 권위를 위협하며 “진주를 돼지 앞에” 던지는 격이라고(마태복음 7:6)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틴들은 힘겨운 번역 작업을 감행했습니다. 1524년, 틴들은 신분을 숨긴 채 독일로 들어갔고, 계속되는 체포 위협을 피해 상당 기간 동안 그곳에서 지냈습니다. 틴들은 헌신적인 친구들의 도움으로 영어로 번역한 신약성서를 출간했습니다. 나중에는 구약성서도 출간했습니다. 틴들이 번역한 성경책은 영국으로 몰래 들여보내졌고, 이를 기다리던 많은 사람의 손에 전해지면서 찬사를 받았습니다. 수많은 이들이 책을 비밀리에 돌려보았습니다. 그리고 교회 당국은 그 책을 찾는 대로 불태웠습니다. 그러나 틴들이 사망하고 3년이 지나지 않아서 하나님 아버지는 헨리 8세의 눈을 뜨게 하셨고, 당시에 “대성경(Great Bible)”이라 불리던 성경이 편찬되어 영어로 된 경전이 대중에게 전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틴들이 만든 번역본은 그 이후에 나온 거의 모든 영문 성경의 토대가 되었으며, 그 중 하나가 바로 흠정역 성경(King James Version)입니다.(20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