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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주님의 집·성전

우리는 지금 성전에 가야 해요!

by 높은산 언덕위 2015. 10. 3.

어느 일요일 아침, 와드에서는 최근에 침례를 받은 한 회원이 소개되었다. 그녀의 이름은 리디아였다. 리디아는 단번에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리디아는 오랜 시간 당뇨로 시달린 끝에 늙고 시력도 상실한 상태였다. 하지만 그녀는 목소리와 발자국 소리만으로도 와드 회원들을 금세 알아보았다. 리디아는 우리의 이름을 말하고 악수를 했으며, 우리는 리디아가 맹인이라는 사실을 입 밖에 내지 않았다.
성전 추천서를 받기에 필요한 1년이 지나자, 리디아는 감독님과 스테이크 회장님을 만나서 성전 추천서를 받았다. 어느 일요일, 상호부조회 모임에서 리디아는 나를 곁으로 끌어 앉히더니 이렇게 말했다. “스테이크 회장님이 나더러 되도록 빨리 성전에 가야 한다고 하셨어요. 날 성전에 데려가주시겠어요?”
그때는 12월 첫째 주라서 우리 모두에게 바쁜 시기였다. 나는 통상적인 변명을 하려고 애쓰다가 이렇게 말했다. “1월까지 기다리시면 안 될까요?”“안 돼요. 우리는 지금 가야 해요!”
와드에서 몇몇 자매들이 매달 성전에 가고 있었기에 나는 그분들에게 가서 리디아의 성전 방문 문제를 상의했다. 하지만 자매님들도 모두 무척 바빴다. 그러자 리디아는 눈물을 글썽이며 스테이크 회장님이 되도록 빨리 성전에 가라고 하셨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그 말에 우리는 돌아오는 주에 240킬로미터에 달하는 성전 여행을 감행하기로 했다. 여행 길에서 우리가 탄 밴은 여덟 자매의 수다와 정담으로 떠들썩했다. 리디아는 성전 경험과 엔다우먼트를 받은 축복으로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했다.
1월 첫 주가 되었을 때, 리디아는 상태가 악화되어 병원에 입원해서 응급 치료를 받았다. 그리고 1주일 후에 그만 세상을 떠났다. 불과 몇 주 전에 성전에서 받은 영원한 축복과 함께 그녀는 떠났다.
나는 후에 스테이크 회장님께 우리의 여행 이야기를 말씀드리며 회장님이 영감을 받아 리디아에게 즉시 성전에 가야 한다고 말씀한 사실에 얼마나 감동했는지 알려드렸다.
회장님은 이렇게 대답하셨다. “실은 바로 성전에 가야 한다는 뜻으로 말씀드린 건 아니었어요. 저는 늘 추천서를 받는 사람들에게 빨리 성전에 가라고 하거든요. 리디아에게 말한 분은 제가 아니고 영이었죠!”
리디아는 영에 귀 기울이고 곧바로 실천하는 것을 우리 모두에게 가르쳐 주었다. 고요하고 세미한 음성에 귀 기울이도록 상기시켜 준 그녀가 고맙다. ◼
(메리 홈즈 에웬, 미국 캘리포니아 2015-4,리아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