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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가족·결혼

아빠와의 대화

by 높은산 언덕위 2015. 12. 26.


리는 이제 막 할아버지 할머니의 별장에서 저녁식사를 마쳤고, 나는 밖에서 다섯 명의 남동생들과 놀고 있었다. 그때 아빠가 밖으로 나오시며 나를 부르셨다.

누구나 아버지가 그런 식으로 자신을 부르실 때는, 혹시 뭔가 잘못한 일은 없는지 겁이 나게 마련이다. 나 역시 무거운 발걸음으로 다가가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네 아빠” 놀랍게도 아빠는“같이 오토바이 타러 가지 않겠니”라고 물으셨다 내가 얼른“네 당연히 가고 싶어요”라고 대답했을때 내 눈은 분명 골프공만큼 휘둥그랬을 것이다.

우리는 각자 오토바이를 몰고 별장을 둘러싼 장대한 숲속으로 굽이 굽이 흘러 언덕 꼭대기까지 이어지는 길을 달렸다. 아빠는 이내 앞장 서셨다.

오토바이를 타는 동안 나는 너무 흥분한 나머지 하마터면 과속할뻔 했기 때문에 두어번아빠가 내게 속도를 줄이라고 말씀하셔야 했다.

오토바이를 타는 동안 나는 어리둥절했다. 내 남동생들은 받지못한 이 특별한 대접을 왜 나만 받고 있는지 궁금했다. 우리가 산 정상에 도착했을때 아빠는“이곳이 쉬기에 좋은 장소같구나”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우리는 오토바이를 세워놓고 숲이 내려다 보이는 바위위에 걸터 앉았다. 우리는 둘 다 잠시 동안 주변의 아름다움을 즐기느라 말이 없었다. 아빠를 힐끗 쳐다봤을 때 나는 아빠의 생각에 잠긴 표정을 통해 무슨 일이 일어날 것임을 감지할 수 있었다.

아빠와 나는 서로 이야기를 나눈 적이 그리 많지 않았다. 아마도 엄마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에게 말로 표현하는 것이 아빠에게는 어려웠던 것 같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아빠가 말을 걸어 오셨다. “키어스튼 엄마와 이야기 하면서 이제 네가 우리의결혼과 가족에대해 좀더 자세한 내용들을 알아도 될 정도로 성장했다고 느꼈단다”나는 아빠가 사용하시는 단어들과 말씀하시는 태도를 통해 그분이 이러한 대화를 갖기위해 오랫동안 계획하셨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아빠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야기하기 시작하셨다. “엄마와 나는 소방서에서 처음 만났단다 나는 소방 견습생이었고 엄마는 사무실에서 일하고 계셨지 우리는 데이트하기 시작했고 나는 엄마가 내가 전에 만났던 다른 여자들과는 다르다는걸 깨달았어 다른교회에서 성장했던 나는 근심 걱정없던 청년이었고 종교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단다”

“그당시 나에게는 가치나 목표라는게 거의 없었고 또한 그것들에 전혀 신경쓰지도

않았단다.”아빠는 몸을 앞으로 기울이시며 내게 계속 말씀하셨다

“키어스튼 엄마는 내가 그전까지는 보지 못했던 가장 훌륭한 삶의 모범을 내게 보여주었단다”아빠가 이이야기를 하시는동안 따뜻한 느낌이 나를 감쌌다

내가 전에 들어보지 못한 우리 가족에대한 자세한 내용들을 이야기 해주셨다 아빠는 자신의 개종이야기와 아빠와 엄마가 일반 결혼을 먼저 했기때문에 성전에서 인봉되기 전 1년을 어떻게 기다렸는지 이야기 해주셨다

또 아빠와 엄마가 결혼 첫 해에 경험했던 몇몇 사건들에 대해서도 말씀하셨다. 비로소내가 전부터 갖고 있던 몇몇 궁금증들이 풀렸다. 나는 그제서야 왜 결혼날짜와 인봉날짜가 다른지 그리고 왜 결혼 첫 해가 그분들에게 가장 힘든시기였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내게 이러한 것들을 이야기하시면서 아빠의 눈은 슬픔으로 깜박이기도 하고, 웃으시느라 눈가에 주름이 잡히기도 했다. 그 당시에 내가 얼마만큼 이해했는지 기억할 수는 없지만, 번갈아 나를 감쌌던 놀라움과 혼란, 그리고 사랑의 느낌을 또렷이 기억한다.

이 경험은 내게 충격적이었다. 나는 가족이 얼마나 기적과 같은 것인지 깨달았으며, 이 일은 하나님의 계획에 대해 더 큰 이해력을 가져다주었다. 또 나는 복음에 대한 더 큰 신앙과 복음이 사람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선물로 받았다.

우리는 그 산에서 많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그 중 한 가지만은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나는 아빠가 하나님과 복음, 엄마와 우리 가족에 대해 갖고 있는 강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실 때 전에는 결코 느끼지 못한 감사함과 기쁨을 가슴속 깊이

느꼈다. 나는 복음이 내 삶에 그랬던 것처럼 아빠의 삶에 영향을 준 수많은 방법들을 깨닫게 되었다.

그날 이후 아빠와 나는 굉장히 가까워졌다. 처음으로 나는 아빠를, 그저 놀 수 있도록 허락해 주는 지배자가 아닌, 느낌과 감정이 있는 진정한 사람으로 보게 되었다. 또한

나는 아빠도 나에 대해 좀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셨다고 생각한다. 나는 아빠와 가졌던 특별한 대화와 우리가 나누었던 사랑과 이해의 느낌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키어스튼 존슨 200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