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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하나님 아버지

그분의 사랑의 팔에 둘러싸이다

by 높은산 언덕위 2015. 12. 23.

모님은 내가 여섯 살 때 이혼하셨다. 나는 계속 어머니와 살았지만 아버지는 헤어진 후에도 여전히 내 삶에 존재하셨다. 나는 주말과 주중 하루를 아버지 집에서 보냈다.

아버지는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 노력하셨지만 내가 일곱 살 때 심각하게 나의 신뢰를 저버리셨다. 신뢰가 깨지면서 우리 사이는 점점 멀어지기 시작했다. 아버지가 집으로 전화하면 나는 받지 않고 피했다. 나이가 좀 더 들었을 때에는 보호 관찰 명령에 따라 아버지 집에서 강제로 머물러 있어야 하기 보다는 내가 아버지 집을 방문할 때를 선택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었다.

고등학교에 다닐 때에는 점점 방문이 줄어들어 한 달에 두세 번만 아버지를 만났다. 대학에 다닐 때는 전화 거는 간격도 벌어져서 한 학기에 거의 한 번 정도 아버지와 통화했다. 아버지와 나의 관계는 진정한 부모와 자녀 사이라기보다는 형식적인 사이가 되어 버렸다.

대학 2학년 때, 나는 오래 전 아버지와 관계가 멀어지게 된 원인이라고 생각한 어린 시절의 그 사건에 대해 아버지와 이야기하기로 결심했다. 나는 이런 관계를 끝내고, 아버지를 용서하고 다시 시작할 기회가 있기를 바라며 내 생각을 아버지께 이메일로 보내고 답을 기다렸다.

얼마 후에 아버지의 답신이 왔다. 답장을 읽기 전에 나는 하나님 아버지의 영이 함께하길 기도로 간구했다. 아버지가 어떤 말을 하셨을지 그리고 우리 관계가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를 알게 되는 내 인생의 중요한 순간이었다. 나는 두려웠고 너무나 외로웠다.

컴퓨터 앞에 앉으니 정말로 외로웠다. 도움이 필요했던 나는 하나님 아버지께 계속 기도를 드렸고 그분의 영을 느꼈다. 마침내 읽을 용기가 생겼다.

아주 짤막한 답신에서 아버지는 내가 말한 것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셨으며 지난 날을 이야기하기에는 지금 시기가 좋지 않다고 하셨다.

내가 그토록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일축해 버리고 어떤 화해도 원치 않는 것 같은 아버지의 태도에 나는 몹시 마음이 상했다. 아버지에게 버림받았다는 느낌이 들었고, 10년이 넘도록 힘들었던 관계가 고통스러웠다.

의자에 앉아 흐느낄 때 영이 나를 감싸는 것을 느꼈다. 나는 하나님 아버지의 임재하심을 그렇게 강하게 느낀 적이 없었다. 문자 그대로 나는 '그의 사랑의 팔에 둘러싸였[고]'(니파이후서 1:15) 울면서 그분의 사랑을 느꼈고, 그분의 존재를 확신했다.

세상의 아버지와는 관계가 소원했지만 하나님 아버지는 나와 함께 하셨다. 그분은 확고하게 내 삶 속에 계신다. 나는 그분이 나를 사랑하시며 돌봐주시고 언제나 나와 함께하고 싶어하신다는 것을 안다. 그분은 나의 아버지이시다. 그분은 어디에도 가시지 않을 것이다.

(익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