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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말씀·경전

그분은 내게 평화를 주셨다

by 높은산 언덕위 2015. 12. 18.

2001년 9/11 테러가 일어났을 때, 나의 형 브레이디는 미국 펜타곤의 해군 정보국에서 대통령 공공관리 인턴(Presidential Management Intern-PMI는 공공정책 분야에 우수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시행하는 인턴십 공무원 제도 )으로 일하고 있었다. 그때 미국 아이다호 주에서 일하던 나는 테러가 일어났다는 그날 아침 뉴스를 보자마자 상사에게 전화를 걸어 며칠 결근할 것이라고 알렸다.
가족 몇 명이 정부 관리들이 기자 회견실로 지정한 워싱턴에 있는 한 호텔 연회장에 모였고 거기서 관리들은 생존자 수색 상황을 알려 주었다. 우리는 희생자 명단에 형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며칠을 하염없이 기다렸다. 그곳에는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슬픔과 절망감이 감돌았다. 하지만 우리 가족은 단합하여 어떤 일이 있어도 신앙을 잃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테러가 발생한 지 거의 일주일이 지난 9월 17일, 우리는 형의 사망 확인 소식을 들었다.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생겼나?’ 하는 의문이 든 적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왜 형에게 이런 일이 생겼나?’ 하고 생각한 적은 있다. 어릴 때부터 나는 형을 사랑하고 존경했으며 형처럼 되고 싶어했다. 또 ‘왜 하필 지금 이런 일이 생겼나?’ 하고 생각했다. 몇 주에 걸쳐 형은 아이다호에 와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형은 9월 13일 목요일에 오기로 되어 있었는데 겨우 이틀을 남겨 두고 죽은 것이었다.
아이다호로 돌아와서 직장에 복귀한 첫 날 저녁, 나는 9월 10일 이후로 확인하지 않은 회사 이메일을 열어 보았다. 편지함에 형이 보낸 편지가 한 통 있었다. 화요일 아침, 테러가 일어나기 바로 전에 보낸 편지였다. 편지에서 형은 우리의 만남과 우리가 계획한, 모든 신나는 것들을 이야기했다. 맺음말에 형은 간단히 “평화가 깃들길”이라고 적었다.
평소에 형이 쓰는 맺음말은 아니었지만 나는 주님의 긍휼하심으로 형이 그렇게 했다고 생각한다. 무슨 일이 생길지 형이 알았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내게 마지막으로 한 말이 평화가 깃들길이어서 좋다.
10년 이상 지난 지금도 가끔 그 이메일을 다시 읽어 본다. 그럴 때마다 우리가 복음을 통해 구주께서 약속하신 평화를 찾을 수 있음을 떠올린다.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아니하니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요한복음 14:27)
물론 나는 아직도 형이 그립다. 하지만 복음 덕에 이 시련을 겪었어도 신앙은 잃지 않았다. 구주의 도움으로 나는 희망과 평화 속에서 전진할 수 있었다. ◼
(카슨 하월, 미국 유타 2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