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모퉁이에 서 있는 커다란 참나무를 향해 케이티는 깡충깡충 인도를 뛰어갔습니다. 이 고목 덕분에 할머니 댁은 찾기가 쉽습니다. 여느 때와 같이 할머니는 조용히 거실에 앉아서 알록달록하고 기다란 천 조각을 꼬아서 바느질을 하고 계셨습니다. 윤이 나는 할머니 댁 마룻바닥은 할머니께서 손수 만드신 아름다운 깔개로 꾸며져 있습니다. 케이티가 들어오자 할머니는 “어서 오너라, 아가.” 하며 반겨 주셨습니다. 할머니는 케이티에게 “옛날”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하셨습니다. 두 사람은 흑백 사진을 함께 들여다보았습니다. 케이티는 할머니의 친척들이 어릴 때 입었던 옷과 머리 모양이 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할머니는 깊은 숨을 내쉬며 “그때는 참 많이 달랐지.”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차나 텔레비전, 휴대전화도 없었단다.” 케이트는 어디를 가나 걸어가야 한다는 것이 상상이 잘 안 되었습니다. “할머니, 뭐하고 노셨어요?” 케이티가 여쭈었습니다. “우리는 함께 노래 부르기를 좋아했지. 저녁이면 피아노 주위에 모여서 제일 좋아하는 노래를 불렀단다. 때로 목이 쉬어라 부르기도 했지! 정말 재미있었어.” 할머니는 마치 지나간 세월을 돌이켜서 다시 볼 수 있기라도 하는 듯 뜰을 물끄러미 바라보셨습니다. 케이티는 할머니 무릎 옆으로 젖혀 있는 깔개 옆에 앉았습니다. 케이티는 한 땀 한 땀 정교하게 짜인 깔개를 손가락으로 만져 보았습니다. 할머니가 천천히 말씀을 꺼내셨습니다. “네가 깔개를 직접 만들어 보면 어떻겠니?” 케이티는 팔짝팔짝 뛰면서 손뼉을 쳤습니다. “정말 좋아요. 할머니! 오늘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거죠?” 할머니는 껄껄 웃으셨습니다. “음, 네가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단다. 집에 가서 천 조각을 만들 헌 옷을 모아 오렴.” 몸을 구부려 케이티를 바라보시는 할머니의 눈이 반짝거렸습니다. 할머니는 비밀 이야기를 하는 듯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바로 그 때문에 깔개가 특별해지는 거란다. 헌 옷으로 만들기 때문에 깔개는 네 인생 이야기를 해 줄 수 있단다. 꼬아 놓은 천 조각 하나하나가 네 인생이란 책의 각 장이 되는 거지. 헌 옷 조각을 보면, 네가 그 옷을 입었던 곳과 그 옷을 입고 했던 일들이 기억날 거야.” 케이티의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케이티는 할머니가 만들고 계신 깔개를 가리켰습니다. 그 많은 이야기가 깔개 하나에 다 들어갈 줄을 누가 알았을까? “여기에 쓰인 옷을 모두 기억하세요?” 할머니가 웃으셨습니다. “물론이지! 이 빨간색 조각은 네가 태어났을 때 입었던 옷에서 잘라 낸 거란다. 너를 좀 더 가까이 보려고 신생아실 유리창에 얼굴을 바짝 갖다 대던 게 생각나는구나. 네가 아직 쭈글쭈글하고 발그레했을 때지.” 깔개에 서린 케이티의 이야기를 계속하면서 케이티와 할머니는 함께 웃었습니다. 그날 밤 집에 도착하자마자 케이티는 엄마와 함께 깔개를 만들 헌 옷을 챙겼습니다. 다음 날, 케이티는 헌 옷을 들고 할머니 댁으로 갔습니다. 할머니는 케이티에게 옷을 길게 잘라 꼬고 모아서 바느질하는 방법을 보여 주셨습니다. 매일 학교가 끝나면 케이티는 할머니 댁에서 깔개를 만들었습니다. 깔개는 조금씩 완성되어 갔습니다. 시간이 흘러 케이티는 할머니가 들려 주시는 많은 이야기를 외울 정도가 되었습니다. 케이티가 할머니께 많은 이야기를 들려드릴 때도 있었습니다. 어느 날, 가장 좋아했던 청바지에서 오려 낸 파란 조각을 깔개로 엮은 후, 케이티는 알록달록하게 땋은 깔개를 손바닥으로 쓸어내렸습니다. “거의 완성이 된 것 같지?” 할머니가 하시던 일을 멈추고 물으셨습니다. 케이티는 웃으며 “아직이요.” 하고 대답했습니다. 케이티는 할머니와 함께하는 이 시간이 영원히 끝나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 (케이 팀슨 2013-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