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종교/말씀·경전

어떤 노래를 부를까?

by 높은산 언덕위 2015. 10. 30.

약 40년 전, 뉴질랜드 레빈 마을에서 전임 선교사로 봉사하던 시절에 나는 화요일마다 초등회 어린이들을 위해 피아노 반주를 했었다. 복음이 풍성히 실린 초등회 노래들을 함께 부르는 동안 어린이들에게 느꼈던 그 아름다운 감정들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2013년 2월에 나는 휴가를 받아 뉴질랜드를 다시 찾았다. 도보 여행을 열렬히도 좋아하는 나는 남섬의 피오르드랜드 국립공원에 있는 유명한 밀포드트랙에서 4일짜리 도보여행 상품을 예약했다.
오스트레일리아, 브라질, 영국, 핀란드, 독일, 이스라엘, 우루과이 등 전 세계에서 온 37명의 여행자들과 미국인 3명이 나와 일행이 되었다. 탐험을 떠난 우리는 언어 장벽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서로의 생각과 경험과 의견을 나누었다. 굳건해지는 유대감 속에서 문화적 차이와 선입견들이 녹아 없어지는 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도보 여행 3일차 되던 저녁에 여행자 한 사람이 우리가 쌓아 가는 이 우정을 기념하고 싶다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장기 자랑을 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자신이 먼저 시작하겠다고 나섰다. 그는 이스라엘 카이사레아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으로, 사무실에서 연마해 온 이야기 구연 실력을 보여 주겠다고 했다. 이야기가 재미났기에, 그는 이야기를 하나 더 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야기는 다소 음란한 내용으로 흘렀고, 이 밤의 행복이 상쇄되어 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이야기를 하는 동안, 나는 일행을 위해 노래를 불러야 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하지만 전 세계 각지에서 온 이 새로운 친구들에게 나는 어떤 노래를 불러 줄 수 있을까? 곧이어 강렬한 응답이 왔다. “나는 하나님의 자녀”(찬송가, 187장)를 부르라!
긴장이 되었지만, 뉴질랜드 초등회 어린이들에 대한 기억과 사랑을 떠올렸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근 40년 전에 뉴질랜드 어린이들과 불렀던 특별한 노래를 부르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선교사로서 그 어린이들을 가르치며 그들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나는 마음속으로 기도를 드리며, 이 일행에게 축복이 될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도움을 간구했다.
노래는 잘 나왔고, 나는 영을 느꼈다. 나의 새로운 친구들은 웃음을 짓고 있었고, 노래로 마음이 열린 것 같았다. 곧이어 다른 친구들도 일어서서 음악과 관련된 장기를 보여 주었다. 처음에는 참여를 꺼렸던 4명의 숙녀들이 그들 교회의 합창곡을 몇 곡 불렀다. 한 여행자는 유대인 민요를 가르쳐 주었다.
장기 자랑 말미에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의 한 젊은 여성은 자신의 전통 언어인 마오리어로 노래 3곡을 불렀다. 참으로 우리 하나님 아버지의 영은 우리의 마음을 정제해 주었고, 우리 모두가 말 그대로 여러 나라에서 온 “외인도 아니요 나그네도 아[닌]”(에베소서 2:19) 하나님의 자녀임을 깨닫도록 도와주었다.
우리 모두 하나님 아버지의 자녀라는 진리를 가슴 깊이 새겨 준 작은 레빈 마을의 초등회 어린이들에게 나는 진심으로 감사한다. 또한 그 추억 덕택에 노래로 간증을 나눌 용기를 얻었던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데이비드 엠 플리튼, 미국 유타 20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