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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玉盤佳言

1982년 12월의 어느 날 밤

by 높은산 언덕위 2024. 2. 14.

1982년 12월의 어느 날 밤, 저는 아내 테리와 아이다호주 포카텔로에 있던 저희 집으로 걸려온 전화 한 통에 잠을 깼습니다. 수화기를 들자, 흐느끼는 소리만 들렸습니다. 마침내 누님이 힘겨운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토미가 죽었단다.”

술에 취한 20세 남성 운전자가 시속 135킬로미터 이상의 속도로 정지등을 무시한 채 콜로라도주 덴버의 외곽 지역을 무모하게 달린 것이었습니다. 그는 제 막내 동생 토미가 운전하던 차를 처참히 들이받았고, 동생과 그의 아내 조앤은 현장에서 즉사했습니다. 그들은 성탄절 파티를 마치고 어린 딸이 기다리는 집으로 향하던 중이었습니다.

아내와 저는 황급히 덴버행 비행기를 타고 빈소로 향했습니다. 저희는 부모님과 형제자매와 함께 사랑하는 토미와 조앤을 잃은 슬픔에 잠겨있었습니다. 무분별한 범죄 행위 때문에 그들은 사망했습니다. 저희 가슴은 무너져내렸고, 제 마음속에는 그 젊은 범죄자를 향한 분노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토미는 미국 법무부에서 법조인으로 근무했었고 아메리칸 인디언의 토지와 장차 천연자원을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지지자가 될 예정이었습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 차량 과실 치사 혐의를 받은 그 젊은이의 법정 선고 공판이 열렸습니다. 부모님과 큰 누님 케이티가 비통함과 슬픔에 잠긴 채 공판에 참석했습니다. 음주 운전자의 부모님도 그 곳에 있었는데, 공판이 끝난 후 의자에 앉아서 흐느끼고 있었습니다. 부모님과 누님은 그들이 감정을 추스르는 동안 근처에 앉아계셨습니다. 잠시 후, 부모님과 누님이 일어나 그 운전자의 부모님에게 다가가 위안과 용서의 말을 건넸습니다. 남자들은 악수를 나누었고, 여자들은 손을 부여잡았습니다. 깊은 슬픔으로 함께 눈물을 흘렸으며, 두 가족 모두가 엄청난 고통을 겪었음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케이티는 드러나지 않는 힘과 용기로 그 길을 헤쳐나갔으며, 저희 가족에게 용서란 과연 무엇인지를 보여주었습니다.

그 당시 그들이 베푼 용서로 인해 저는 마음이 부드러워졌고 치유에 이르는 길로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가면서 저는 용서하는 마음을 지니는 법을 배웠습니다. 오직 평강의 왕만이 고통스런 제 짐을 덜어낼 도움을 베푸실 수 있었습니다. 토미와 조앤이 늘 그립겠지만, 용서 덕분에 저는 이제 그들을 한없는 기쁨 가운데 떠올릴 수 있습니다. 또한 저는 저희가 가족으로서 다시 영원히 함께 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불법 행위를 용납하자고 드리는 말씀은 아닙니다. 우리는 개인이 스스로 범한 형사상의 범죄 행위 및 민사상의 범법 행위에 대해 책임을 져야만 한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하나님의 아들과 딸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른다는 것 또한 압니다. 우리는 다른 이들이 우리를 용서한다는 보장이 없을 때일지라도 용서해야 합니다.(2018-04,래리 제이 에코 호크 장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