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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玉盤佳言

철없던 우리는 그저 우리 생각밖에 못했습니다.하늘을 바라보는 일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합니다.

by 높은산 언덕위 2019. 3. 14.


여덟 살 때 저는 사촌 두 명과 함께 보름간 먹을 식료품을 구하러 인근 마을로 간 적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할머니와 숙부, 숙모님이 우리를 그렇게나 신임하셨다는 게 놀라울 따름입니다. 말 세 필로 이루어진 우리의 작은 행렬이 여정을 출발하던 그날 아침, 하늘은 맑고 눈부셨습니다.

초원 한복판을 지나던 우리는 말에서 내려 구슬치기를 하자는 번뜩이는 생각을 해 냈습니다. 우리는 놀이에 열중한 나머지 먹구름이 하늘을 뒤덮으며 머리 위로 드리운 “시대의 표적”을 보지 못했습니다. 상황을 깨달을 즈음에는 말에 올라탈 시간도 없었습니다. 폭우와 세차게 퍼붓는 우박이 우리 얼굴 위로 떨어질 때, 우리가 고작 생각해 낸 대책은 말 안장을 내린 뒤 조그만 안장용 깔개를 담요처럼 덮어쓰고 그 아래 숨는 것뿐이었습니다.

우리는 말도 없이, 춥고 젖은 몸으로 최대한 빨리 움직이려 애쓰며 길을 재촉했습니다. 목적지에 거의 다다랐을 때, 마을로 들어가는 넓은 도로는 홍수가 나 있었는데, 마치 우리를 향해 흘러오는 강처럼 보였습니다. 할 수 있는 선택은 안장 깔개를 버리고 마을 둘레에 쳐 놓은 철조망 담장으로 올라가는 것뿐이었습니다. 늦은 밤, 우리는 피곤하고 지치고 흠뻑 젖은 채 마을로 들어가 첫 번째로 보이는 집에 몸을 의탁했습니다. 그 착한 가족은 몸을 말리게 해 주고, 맛있는 샌드위치도 주고, 우리가 있던 방에 잠자리도 깔아 주었습니다. 그 방이 흙바닥이라는 것을 금세 알아챈 우리에게 번뜩이는 생각이 또 다시 떠올랐습니다. 우리는 땅바닥에 원을 그리고서 흙바닥에 쓰러져 잠들 때까지 계속 구슬치기를 했습니다.

철없던 우리는 그저 우리 생각밖에 못했습니다.집으로 돌아와야 할 이 아이들을 절박하게 찾아 헤맬 가족들 생각은 아무도 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생각했다면, 그런 쓸데없는 일로 일정을 늦추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더 현명했다면, 하늘을 올려다보고, 먹구름이 모이는 것을 눈치채고, 발걸음을 재촉해 폭우보다 앞서 갔었을 것입니다. 이제 지금은 좀 더 많은 경험을 해 보았기에 저는 언제나 저 자신에게 이렇게 일깨워 줍니다. 하늘을 바라보는 것을 잊지 말라.

사촌들과 한 이 경험에서 저는 시대의 표적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우리는 바울이 “사람들이 자기를 사랑하며 부모를 거역하며 감사하지 아니하며 거룩하지 아니하며 모함하며 절제하지 못하며 쾌락을 사랑하기를 하나님 사랑하는 것보다 더하며”(디모데후서 3:2~4)라고 설명했던, 위험천만한 폭풍우 속에 살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에 대해 댈린 에이치 옥스 장로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세상적인 준비와 영적인 준비를 모두 해야 합니다. 소홀히 하기 쉬운 것은 잘 보이지 않고 좀 더 힘든 영적인 준비입니다. 다른 말로 하자면, 하늘을 바라보는 일을 소홀히 하지 말라는 뜻입니다.(201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