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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봉사·정직·친절

신앙, 봉사, 그리고 빵 한 덩어리

by 높은산 언덕위 2016. 2. 28.

나는 2007년에 학교를 다니려고 스리랑카에서 아르메니아로 이주했는데, 그곳에서 선교사를 만나 이듬해 침례를 받았다. 침례받은 후 나는 전임 선교사로 봉사하기를 갈망했다. 나이가 25세를 넘었기에 그럴 수는 없었지만, 선교부 회장님은 나를 미니 선교 사업을 하도록 부르셨다. 내 책임에는 장로들과 일하며 복음을 가르치는 일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나는 그 일을 좋아했다.


용기를 시험받음 

당시 나는 쓸 돈이 빠듯했다.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여 돈을 더는 보내 주실 수 없었기에 나에게는 며칠 먹을 식품을 살 돈밖에 없었다. 내가 다니던 대학교는 거처에서 가까운 곳에 있었으나, 선교 본부는 30분 동안 버스를 타고 가야 했고, 왕복 차비로 200드램(한화로 약 550원)이 들었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선교 사업을 더 많이 하고 싶었다. 한 장로가 자기와 몇몇 회원을 방문하자며 버스로 40분이 넘게 걸리는 중앙 지부 건물에서 만나자고 전화했을 때, 나는 빵 한 덩어리를 살 돈밖에 없었지만, 그러자고 대답했다. 나는 중앙 지부 건물까지 걸어서 갔다. 그날은 뜨거운 여름날이었기에 가는 도중 쉬면서 물을 마셔야 했다. 두 시간 이상 걸려 마침내 도착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두 시간 동안에 나는 남은 동전을 빵을 사는 데 썼다.


더 큰 시험 

집에 도착한 지 얼마 안 되어 나는 같은 장로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그는 “니쉬, 다시 전화해서 미안한데 회원 한 분이 아프시대요. 와서 내가 그분에게 축복을 주는 동안 제 동반자가 되어 주실 수 있겠어요?” 불볕더위 속에서 네 시간을 걸은 터라 너무 피곤하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내 마음이 이를 용납 하지 않았다. 나는 신앙으로 힘과 용기를 얻어 가겠다고 했다. 마침 룸메이트가 들어오길래 선교 본부까지 갈 돈을 좀 빌려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월말까지 먹을 식품을 살 돈밖에 없어서 빌려줄 돈이 전혀 없다고 대답했다. 갑자기 내 시선은 조금 전에 산 식탁 위 신선한 빵, 곧 내가 가진 유일한 음식에 멎었다. 나는 빵을 들어 “방금 이 빵을 샀는데 이 빵을 갖고 100드램을 주면 안 될까?” 하고 물었다. 그는 웃으면서 그러겠다고 했다. 나는 돈을 받아 버스를 타고 선교 본부로 갔다. 우리는 그 교회 회원, 곧 몸져누워 계시는 연로한 부인을 방문했다. 그분은 가까스로 눈을 뜰 정도였으나 나에게 미소를 보내셨다. 특히 나에게 말문을 열어 어린 시절의 추억을 회상하셨고 집에서 우리를 만난 것을 무척 기뻐하셨다. 장로와 나는 함께 그분에게 축복을 주었다. 자매님은 다시금 미소를 보내셨고 나는 그분 얼굴에서 빛을 볼 수 있었다. 그분의 따님은 어머니의 미소를 본 것은 여러 달 동안 우리의 방문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다시 두 시간을 걸어 집으로 돌아왔지만, 이번에는 피곤하지가 않았다. 생각나는 것은 연로한 그 자매님의 미소와 우리가 나눈 대화뿐이었다. 나는 그 자매님이 마지막 며칠 동안 큰 행복감을 얻는 데 아마 그 방문이 필요했기에 하나님 아버지께서 내가 그 자매님을 찾아가기를 바라셨다고 느꼈다. 나는 그 방문에 참여한 기회에 크게 감사하며 하나님 아버지께 그 부인을 축복해 달라고 기도했다. 아울러 내가 재정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일용할 양식을 축복해 주십사고 기도했다.


하늘로부터 온 축복 

하나님은 나를 홀로 두지 않으셨다. 내 친구는 그달에 음식을 나누어 주었다. 나는 호주머니에 한 푼도 없었지만, 배고픈 채로 잠자리에 들지는 않았다. 나는 날마다 걸어서 선교 본부로 갔지만, 피곤하지 않았다. 희생은 나를 행복하게 했다. 그달에 나는 여러 차례 점심 및 저녁 식사 초대를 받았다. 어느 날 나와 룸메이트는 모두 돈이 떨어져 아침 식사로 먹을 빵 한 덩어리밖에 없었다. 그날 저녁 우리는 몹시 배가 고팠다. 우리는 한 친구에게서 돈을 빌리려고 거리를 걷고 있었는데, 두 아르메니아 원주민을 태운 차가 우리 앞에 섰다. 그들은 우리가 어디에서 왔느냐고 물었다. 스리랑카에서 왔다고 말하자 우리에게 집으로 와서 저녁을 먹자고 초대했다. 그들은 스리랑카에 관한 이야기는 무엇이든 듣길 좋아했고 우리는 훌륭한 저녁 식사를 했다. 나는 하나님 아버지와 그분께서 주시는 끊임없는 축복을 사랑한다. 그분은 내 곁에서 나를 도와주시며 나는 날마다 사랑에 찬 그분의 보살핌을 느낀다. ◼ 글쓴이는 아르메니아에 산다.

니상카(니쉬) 무뚜 무달리지201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