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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궁금한 이야기

전통적인 큰 종교의 몰락

by 높은산 언덕위 2015. 12. 30.

근래에 들어와 세계적으로 기독교 신앙활동이 강한 지역은 미국과 한국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기독교 활동은 쇠퇴하고 있다. 특히 전통적인 주류파 교회에서 그러하다. 먼저 미국의 경우를 보자.

 

미국의 미래학자 존 네스비트(John Naisbitt)는 그의 저서「메가트렌드 2000」에서 1990년대 10년 사이에 일어날 열가지 큰 변혁을 열거하고 2000년대에 시작되리라고 기대하는 천년왕국의 길목에서 전세계적으로 종교의 다원주의가 대두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종교에서 일어나고 있는 새로운 현상에 주목하도록 촉구하고 있는데 그것은 지금까지의 전통적인 큰 종교가 급격히 쇠퇴하고 있는 반면, 주류를 벗어난 가장자리의 새로운 작은 종교들이 발전을 거듭함으로써 신앙과 믿음은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존 네스비트가 인용한 것과 같이 1965년까지 건실했던 대부분의 전통종교의 성장률은 급격히 마이너스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미국 캐나다 교회연감(Yearbook of American & Canadian Churches, 1991)을 인용하여 주요 종파의 1965년과 1989년의 신자수를 비교해 보자 

미국내에서 장로교회의 신자수는 1965년 4백25만명에서 1989년에는 2백89만명으로 3분의 1가량이 줄어 들었고 미국 감리교회 신자수는 같은 기간에 1천1백만명에서 2백만명 정도가 감소하였다.

 

그리스도 제자교회(Disciples Christ)로도 불리는 그리스도교(Christian Church)는 1백92만명의 신자 중 거의 반이 줄어들었다.

성공회 신자수는 3백43만명에서 1백만명이 줄어들었으며 루터교단 3개는 합쳐서 40만명 이상의 신자가 줄었다.

이와 같이 미국의 개신교 대교파들이 허물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최근 뉴스위크지의 케네스 우드워드기자도 그 현상과 원인을 진단하여 확인해 주고 있다.

 

반면에 후기성도는 같은 기간에 1백79만명에서 4백27만명으로 급성장했고 교세가 크지 않던 교파들이 새로이 등장하고 있는데 다음과 같은 몇몇 교파의 성장은 괄목할 만하다.

 

구세군은 1965년 29만명에서 1989년 45만명으로 증가하였다. 제칠일 안식일 예수 재림교는 36만명에서 70만명으로 성장하였으며 여호와의 증인은 같은 기간에 33만명에서 83만명으로 늘어났다.

 

한편 전통적인 미국의 카톨릭은 1965년 4천6백만명에서 1989년 5천7백만명으로 1천1백만명이 증가하였으나, 그 기간동안 신부와 수녀의 수는 현저하게 감소하였다.

 

그리고 미국에서 생긴 교파로서 남부와 남서부 지역에 강한 기반을 갖고 있는 남침례교총회(Southern Baptist Convention)는 그 신자수가 1천만명에서 1천4백90만명으로 증가하여 개신고 최대의 교파가 되었으나 근본주의파와 온건파로 분열되고 있다.


다음에는 기독교의 본거지라고 말할 수 있는 유럽을 보자.

유럽대륙은 2000년 가까이 기독교 영향력 아래 살아 왔으나 현대적인 산업과 문명이 발달함에 따라 교회는 세속화되어 많은 사람들이 종교적 열정이 식어가고 있다. 아니 거의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좀 극단적인 표현을 빌리면 보통 신자는 일생에 세번 정도 교회를 간다고 말할 정도다. 태어나면 유아세례를 받고 이름을 짓기 위해서 가고, 다 커서는 배우자와 결혼하기 위해서 가고, 늙어 죽은 후에는 장례를 치르기 위해서 간다. 소설가 하일지씨는 유럽에서의 기독교 신앙의 현주소를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종교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으니 내가 프랑스에서 유학을 할 때 살았던 푸아티에라는 도시에 대하여 잠시 이야기하자.

푸아티에로 말하면 중세 유럽의 유명한 종교 도시였다. 옛날에는 교회가 1백개도 넘었다고 한다. 그 도시에서 태어난 인물 중에는 파스칼, 데카르트, 칼뱅 등이 있다.

 

그런데 이제 푸아티에에는 교회가 딱 하나밖에 없다. 그것도 시내에서 벗어난 강 건너 다소 외각 지대에, 물론 시내에는 엄청나게 큰 오래된 교회들이 남아 있긴 하지만 그것들은 이제 관광객들이나 이따금 둘러보는 텅빈 유물들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니까 아직도 살아 있는 교회는 하나뿐이라는 말이다. 그나마 그 하나밖에 없는 교회가 오전에는 구교의 성당이 되고 오후에는 신교의 예배당이 된다. 그러니까 구교와 신교가 오전반, 오후반으로 같은 건물을 사용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그 교회의 신자로 말하면 불과 30명 미만이다. 그 30명 중에는 7명이 한국 유학생이고 10여명 정도는 아프리카 흑인 유학생들이며 그 나머지가 프랑스 사람들이다. 이러한 현상은 구교나 신교나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것은 포르투갈을 제외한 대부분의 서유럽 국가에서 비슷했다.

 

프랑스의 어느 영화를 보면 몹시 곤궁에 처해 있는 주인공이 이렇게 한탄하는 장면이 나온다. “주여, 나는 1년에 두번씩이나 교회에 나가는데 왜 나를 이렇게 괴롭힙니까?”  사실, 프랑스에는 1년을 통하여 두번 교회에 나가는 사람은 대단히 독실한 신자에 속한다. 그런데도 프랑스 사람들은 대부분 우리보다는 행복해 보였다.


유럽에서는 신교와 구교를 가릴 것 없이 5만명의 신자가 등록된 교구라도 교회에 출석하는 신자가 수십명에 불과하기 때문에 교회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그래서 교회의 건물은 호텔이나 사무실, 상가, 아파트 등 수익성이 높은 다른 용도로 바꾸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이에 대해 교회 당국자나 지역사회나 모두 만족해 하는 상황이다.

 

성공회의 본거지이며 주요한 개신교파의 발상지인 영국의 예를 들어보자. 영국의 교회는 놀랄 만한 변화를 겪고 있다. 교회 출석률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고 도시화가 진행됨에 따라 수천개의 교회가 황폐화되고 있다. 일요일에 교회에 참석하는 신자수는 영국 국교인 성공회의 경우 1970년의 1백50만명에서 1990년에는 1백10만명으로 줄어들었는데 1969년 이후 최소한 1천3백61개의 교회가 문을 닫았다. 영국 국교 이외의 개신교의 경우는 어려움이 한층 심하다. 감리교의 경우에는 1932년에 1만4천개의 예배장소가 오늘날에는 6천개로 줄어든 상태에 있다. 그래서 쓰지 않는 많은 교회들은 건물을 헐어 공터로 하거나 칸막이를 해서 가게나 상점으로 바꾸고 박물관, 아파트, 결혼식장, 연주회장, 스튜디오 등등으로 용도를 변경하고 있다. 한편 역사적인 좋은 건물은 계속 보존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이 대대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전세계 가톨릭 신자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주민 전체의 95%가 가톨릭신자인 라틴 아메리카는 소수의 백인이 다수의 원주민을 착취하고 종속시키는 빈부의 격차가 극심한 사회구조를 갖고 있다. 유럽의 식민지 시대부터 시작해서 이러한 사회구조가 만들어지기까지 가톨릭교회는 상당부분 부유한 소수의 지배계급을 대변하면서 원주민에게는 숙명론을 조장하고 인내와 고통의 미덕을 강조하는 역할을 담당했었다.

 

그러나 이러한 교회에 대하여 20세기 후반에는 대중이 등을 돌리는 상황이 전개되고 사회구조상의 문제점에 교회의 역사적 책임이 크다는 인식이 확산되었다. 그리하여 1960년대 말부터는 신자수와 성직자 지망생이 급격히 감소하는 현상이 벌어지게 되었으며,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해방신학을 통해 가난한 다수를 대변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하는 가톨릭 성직자들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또한 개신교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산자와 죽은자를 위한 구원의 원리와 의식을 주장하는 몰몬 신학에 많은 라틴 아메리카인들이 예수 그리스도 후기성도 교회로 발길을 돌리고 있으며, 그 수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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