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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신앙·간증

나는 당신을 사랑해요

by 높은산 언덕위 2015. 10. 3.

선교부 지역 대회가 끝날 때쯤, 나는 밖을 서성이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이 낯선 나라에서 뭘 하고 있는 거지? 내게 기대되는 모든 것을 어떻게 해 나갈 수 있을까?’ 이탈리아 시칠리아에 온 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나는 이미 좌절감에 빠져 있었다. 선교사 훈련원에서 보낸 시간은 멋진 꿈 같았는데, 지금은 내 부족함 때문에 악몽을 꾸고 있는 것만 같았다. 나는 기도를 드렸다. “사랑하는 아버지. 저는 훌륭한 선교사가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이곳에 와서 보니, 여기서 제가 해야 할 일을 해낼 재능도, 수완도, 지식도 제겐 없다는 게 분명해 보여요. 언어를 안다고 생각했는데, 다들 너무 빠르게 말하고, 말을 하려고 하면 혀가 꼬여 버리는 것 같아요. 제 동반자도 저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요. 선교부 회장님은 영어를 거의 할 줄 몰라요. 대화할 사람이 없어요. 제발 저를 도와주세요.” 다시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나는 길거리에서 몇 분을 더 서성였다. 그때, 세 차례에 걸쳐 내 외투를 잡아당기는 누군가의 손길이 느껴졌다. 돌아보니 예쁜 여자아이였다. 나는 자갈길 위에 서 있는 그 아이 옆에 천천히 무릎을 구부려 앉았다. 아이는 내 목을 끌어안으며 귀에 속삭였다. “Ti voglio bene.(티 볼리오 베니)” “뭐라고 한 거니?” 나는 아이가 알아 듣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영어로 말했다. 아이는 내 이름표를 바라보며 “Sorella Domenici.(“도미니치 자매님”이라는 뜻-옮긴이)”라고 읽고는 “ti voglio bene.”라고 말했다. 나는 그 말의 뜻을 알고 있었다. 선교사가 되어 처음 배운 말 중 하나였다. 내 영혼에 직접 들려주는 듯한 말이었다. 그 말의 뜻은 “나는 당신을 사랑해요.”이다. 그건 그 순간 내게 꼭 필요한 말이었다. 내게 그 말을 전하도록 구주께서 특별한 전령을 보내신 것이었다. 나는 소녀를 데리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이 아이는 분명 회원의 자녀겠지.’라고 생각했다. 아이 엄마가 우리를 발견하기를 바라면서 선교사들 사이로 들어갔다. 동반자를 찾았을 때, 나는 “혹시 이 아이를 본 적이 있나요?” 하고 물었다. “아이라뇨?” 동반자는 어리둥절해했다. 내 옆을 내려다보았지만 소녀는 보이지 않았다. 나는 열린 문 옆에 서서 텅 빈 거리를 이리저리 두리번거렸다. 생각에 잠겨 있는데, 속삭임이 들릴 뿐만 아니라 느낄 수 있었고 내 영혼에 울려 퍼졌다. “Sorella Domenici, ti voglio bene.” 나는 그 소녀가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주님께서 나를 사랑하신다는 것은 알게 되었다. ◼(나탈리 티 프리스트럽, 미국 유타 2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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