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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말씀·경전

우리도 선물 주세요

by 높은산 언덕위 2015. 11. 8.

지방부 회장단에 있을 때 나는 지방부 회원들이 장난감을 기부하여 콜롬비아 소아차에 사는 빈민가 어린이들에게 전달되게 하는 활동을 이끈 적이 있다. 모든 회원이 성심을 다해 그 활동에 참여했다. 기부한 선물이 전부 새 것은 아니었지만 대부분 상태가 매우 양호했다.
소아차로 가는 버스에 선물을 다 싣자 한 어린 소녀가 내게 무척 닳고 흠집이난 플라스틱 공을 갖고 왔다. 나는 공을 받기는 했지만 과연 누가 그런 낡은 공을 기부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별 가치가 없는 공이라고 생각한 나는 자리 밑으로 공을 던져버렸다.
소아차에 도착하자 청소년들이 성탄절 찬송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성탄절 모자와 함께 그들의 노랫소리는 많은 어린이의 관심을 끌었다. 선물을 나눠 주기 시작하자 아이들은 다른 친구들도 불러들였다. 곧 갖고 온 모든 선물을 다 나눠 주었다.
떠날 때가 되어 여덟 살쯤 되어 보이는 소년이 남동생의 손을 잡고 우리 쪽으로 달려왔다. 우리 앞으로 달려온 뒤, 형인 아이가 “우리도 선물 주세요.”라고 말했다. 그 아이의 순수함에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가슴이 뭉클했다.
나는 선물을 다 나눠 줬다고 말했다. 그 아이는 “저는 선물이 없어도 되지만 제 동생 선물은 꼭 있어야 해요.”라고 대답했다.
그때 나는 자리 밑에 던져버린 공이 생각났다. 나는 선물이 하나 있긴 하지만 초라한 것이라고 말해 주었다.
“상관없어요.” 소년이 답했다. “있다는 게 중요해요.”
나는 버스로 가서 공을 찾았다. 공을 주자 동생인 아이는 매우 기뻐했다. 아이는 고마움에 팔짝팔짝 뛰면서 “야, 공이다! 아기 예수님께 공을 선물로 달라고 부탁했거든요.”라고 말했다. 그 소중한 선물을 들고 돌아가는 길에도 어린 소년은 행복해서 계속 춤을 췄다.
나는 평화와 감사함을 느끼면서 조용히 그곳에 서서 울었다. 그 형 아이가 동생 아이에게 보여 준 염려와 이타적인 마음에 감동했다. 나는 그 형이 동생에게 축복을 준 것처럼 나도 기꺼이 사람들을 축복할 수 있기를 마음속으로 바랐다.그 형제가 행복하게 돌아가는 모습을 보며 나는 우리에 대한 구주의 사랑을 떠올렸다. 그분은 성탄절에 그냥 공 하나를 선물로 달라고 했던 산기슭에 사는 어린 소년도 잊지 않으셨다. ◼
(월터 에밀리오 포사다 로드리게스, 콜롬비아 201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