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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침례·성찬·행복

예수께서 베푸신 사랑에 놀라며

by 높은산 언덕위 2015. 10. 31.

어느 일요일 성찬식 전에 감독님은 나에게 다가오셔서 이렇게 물으셨다. “성찬 축복을 좀 도와줄 수 있겠니?” 나는 물론 그러겠다고 말했다.
나는 내 찬송가를 챙겨 든 다음, 성찬대 자리에 앉기 전에 손을 씻었다. 찬송가를 펴니 “예수께서 베푸신 사랑”(찬송가, 111장)이 맨 먼저 눈에 들어왔다. 모임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기에, 첫 번째 줄 “예수께서 베푸신 사랑에 놀라며”를 읽기 시작했는데 곧바로 깊은 사랑의 느낌이 내 마음을 채웠다.
전날 밤 나는 성경에서 예수 그리스도 생애의 마지막, 즉 최후의 만찬, 겟세마네 동산, 그리고 그분의 죽음 및 부활이 포함된 부분을 읽었다. 사형 집행자들에게 매를 맞고 고통당하며, 조롱받는 예수님 모습을 떠올려 보았으며, 제자들이 잠든 동안 겟세마네 동산에서 속죄 희생을 치르는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도 마음속에 그려 보았다.
이제 조금 있으면 내가 그분의 살과 피를 상징하는 빵과 물을 축복하게 되리라는 것을 나는 새삼스레 깨달았다. 성찬을 통해 우리는 침례 받을 때 맺은, 항상 주님을 기억하고, 그분의 계명을 지키며, 그분의 이름을 받들겠다는 성약을 새롭게 맺을 수 있다.
성찬식이 시작되자, 이런 모든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나는 예수님이 우리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도무지 믿기지 않는 방식으로 고통을 받으셨다는 것을 깊이 느꼈다. 그리고 그 순간 그분께서 그런 고통을 겪으신 것은 우리, 곧 나에 대한 사랑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주님께 그토록 사랑받는다고 생각하니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구주께서 나를 위해 하신 일에 비하면 나 자신이 합당하지 못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나는 또한 나에 대한 그분의 사랑은 완전하다는 것도 느꼈다. 진정한 친구라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릴 것이다(요한복음 15:13 참조). 성찬 찬송이 시작되었을 때 나는 다른 형제와 함께 의식을 시작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리는 빵을 덮고 있던 깨끗하고 흰성찬보를 걷었다. 빵을 손에 들고서, 나는 의식의 일부로 그것을 떼어 내야 할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순간 멈칫했다. 빵은 그리스도의 몸을 상징하지 않는가! 주님을 다치게 하는 병정들에게 생각이 미치자 빵을 떼어 내고 싶지 않았다. 첫 번째 조각을 떼어 내며, 예수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가시관을 씌우고, 채찍질을 하고, 고통을 주며, 괴롭고도 수치스러운 방식으로 그분을 다뤘던 사람들의 모습을 생각했다. 빵을 준비하는 동안 눈물이 계속 뺨으로 흘러내렸다.
그러다가 이런 괴롭고도 수치스러운 사건이 필요한 일이었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런 일들은 예수 그리스도 속죄의 일부이며, 그분께서는 나와 우리 각자에 대한 사랑 때문에 그런 희생을 치르셨던 것이다.
나는 큰 기쁨과 화평을 느끼기 시작했다. 내가 들고 있는 것은 특별한 목적을 위해 축복되고 성결하게 되고 있으며, 매우 고귀하고 아름다우면서도 범상치 않은 무언가를 상징한다는 점을 인식하면서 빵을 조심스레 한 조각 한 조각 떼어 냈다. 모임에 참석한 사람들이 주님과 맺은 성약을 새롭게 하고 속죄의 축복을 받을 수 있도록 내가 정말 이 일을 책임감 있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빵을 다 떼어 내자 성찬기는 떼어 낸 빵으로 가득 찼는데, 그 광경은 놀랍고도 고귀하게 느껴졌다. 나와 짝을 이룬 형제가 기도를 하는데 “저희가 당신 아들의 몸을 기억하여 먹게 하시옵고”(교리와 성약 20:77)라는 문구가 그토록 분명하게 이해된 적이 전에는 없었다.
빵을 취하니 구주의 사랑이 다시금 느껴졌다. 또 내가 보호받고 있는 느낌과, 겸손해지는 느낌이 들었으며, 옳은 일을 해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내 생활을 살펴보면서 잘못한 모든 일을 회개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나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에게 베푸신 사랑에 감사하며, 우리가 그분의 속죄 축복으로 죄를 용서받고 하나님 아버지께로 돌아갈 기회를 얻게 된 것에 감사한다. ◼
글쓴이는 멕시코 멕시코시티에 산다.
(세자르 리마 2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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