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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봉사·정직·친절

정직에 대한 값비싸고 가슴아픈 교훈

by 높은산 언덕위 2023. 7. 5.

"대학에서 첫 해를 마친 1955년 여름 저는 와이오밍 주 모랜에 새로 개업한 잭슨 레이크 호텔에서 일을 했습니다. 저는 당시 14년 된 1941년식 허드슨을 몰고 다녔는데, 이미 10년 전에 폐기 처분했어야 할 정도로 낡은 차였습니다. 이 차의 특징 중 하나는 실내 바닥이 하도 심하게 녹슬어서 그 위에 합판을 깔지 않았으면 저의 두 발이 말 그대로 도로에 질질 끌릴 정도라는 것입니다. 다행인 것은 그 시기의 14년 된 다른 차들과 달리 제 차는 오일 소모가 거의 없었다는 점입니다. 냉각장치에서 엄청난 양의 물을 소비했지만 오일은 들지 않았습니다. 저는 물은 어디로 사라지며 오일은 왜 점점 더 엷어지고 더 맑게 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여름이 끝날 무렵 약 298킬로미터 정도를 운전하여 집으로 돌아오기 전에 저는 모랜 지역에 단 한 명 밖에 없던 기계공에게 차를 가져갔습니다. 잠시 살펴본 뒤 그는 엔진블록에 금이 가서 물이 오일 탱크로 새어 들어간다고 설명했습니다. 그것으로 물과 오일에 대한 의문점이 풀렸습니다. 저는 그런 식으로 물이 오일에 섞여 들어가게 하면 연비를 더 좋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고백과 관련된 부분입니다. 기적적으로 집에 당도했을 때, 제 아버지께서는 밖으로 나오셔서 저를 기쁘게 맞아 주셨습니다. 저를 안아주시고 반갑게 안부를 물으신 후, 아버지는 제 차의 뒷좌석에 놓여 있던 잭슨 레이크 호텔의 이름이 새겨진 수건 세 장을 보셨습니다. 물론 비매품들이었습니다. 실망스러운 얼굴로 아버지는 “내가 너에게 기대한 것은 이런 게 아니었다.”라고 만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그 수건들을 가져온 것이 그렇게 잘못된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것들은 여름 내내 제가 고급 호텔에서 일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통과 의례와 같은 기념품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수건들 때문에 저는 아버지의 신임을 잃은 기분이었으며 매우 당황스러웠습니다.

그 주말에 저는 차 바닥에 놓여 있던 합판을 다시 손보고 냉각장치에 물을 채운 후 왕복 595 킬로미터에 달하는 길을 달려 잭슨 레이크 호텔로 돌아가 그 수건들을 돌려주고 왔습니다. 아버지는 제가 왜 호텔에 다시 다녀왔는지 묻지 않으셨고 저도 그 이유를 말씀 드리지 않았습니다. 그럴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 일은 정직에 대한 값비싸고 가슴아픈 교훈이었으며 저의 일생 동안 잊을 수 없는 경험이 되었습니다.(리차드 시 에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