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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용서·금식·부활

용서해 드릴게요, 형제님. 온 마음을 다해 용서할게요

by 높은산 언덕위 2021. 3. 13.

“제2차 세계대전 때 네덜란드에 살던 캐스퍼 텐 붐 가족은 나치 군에 쫓기는 사람들을 집에 숨겨 주었습니다. 그들은 그런 방식으로 기독교 신앙을 실천했습니다. 그리고 은신처를 제공한 대가로 가족 중 네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코리 텐 붐과 언니인 베치는 악명 높은 라벤스브루크 수용소에서 수개월 동안 끔찍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곳에서 언니는 목숨을 잃었고, 코리는 살아남았습니다.

코리와 베치는 라벤스브루크에서 우리가 누군가를 용서할 때 하나님께서 도와주신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 코리는 자신이 배운 내용을 나누기로 결심했습니다. 한번은 코리가 독일에서 전쟁이 낳은 참담한 고통에 대한 연설을 마쳤을 때였습니다. 그날 코리가 전한 메시지는 ‘하나님께서는 용서하신다’였습니다. 코리 텐 붐의 충실함이 축복을 불러온 것은 바로 그때였습니다.

한 남자가 다가왔습니다. 코리는 수용소에서 가장 악랄한 간수였던 그 사람을 알아보았습니다. ‘라벤스부르크에 계셨다고 했는데, 제가 그곳 간수였어요.  그렇지만 그 후에 기독교인이 되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저지른 만행에 대해 하나님께 용서를 구했다고 말하면서 손을 내밀며 물었습니다. ‘저를 용서해 주시겠습니까?’

훗날 코리 텐 붐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가 제게 손을 내밀고 서 있던 그 몇 초 동안 몇 시간은 흐른 것 같았습니다. 그때는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순간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용서하신다는 메시지에는 전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도 우리에게 상처 준 사람을 용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마음속으로 기도했습니다. “도와주세요! 손은 내밀 수 있지만 그것이 제 한계입니다. 용서하는 마음이 생기도록 도와주세요.”

저는 제게 내민 그 손을 향해 뻣뻣하게 굳은 몸을 움직여 겨우 손을 내밀었습니다. 그러자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어깨에서 전기가 흐르는 듯하더니 팔을 타고 내려와 마주 잡은 두 손을 휘감았습니다. 마음을 치유하는 따뜻한 기운이 온 몸을 휘감았고,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저는 눈물을 흘리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용서해 드릴게요, 형제님. 온 마음을 다해 용서할게요.”

한때 간수와 포로였던 우리는 한 동안 서로 손을 맞잡고 놓지를 못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그때만큼 강하게 느낀 적은 없었습니다.’ [Corrie ten Boom, Tramp for the Lord (1974), 54–55]” (키스 비 맥멀린, “우리가 걸어야 할 본분의 길”, 리아호나, 2010년 5월호, 1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