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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玉盤佳言

혼란스럽고 불안했습니다. 교회 가는 것을 그렇게 좋아했는데, 왜 오늘은 간증의 불꽃과 그 열망이 그렇게 쉽게 꺼져 버렸는지 의아했습니다.

by 높은산 언덕위 2018. 10. 12.


인턴 1년 차 후반기였습니다. 어느 일요일, 오후 2시면 일이 끝나게 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병원에서 조금만 더 지체하면 아내가 딸만 데리고 교회로 출발할 것임을 알았습니다. 그러면 집에 가서 낮잠을 자면서 부족한 잠을 보충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창피하지만 정말로 그렇게 했습니다. 오후 2시 15분까지 기다렸다가 집으로 건너가서 소파에 누워 잠을 청했습니다. 그런데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혼란스럽고 불안했습니다. 교회 가는 것을 그렇게 좋아했는데, 왜 오늘은 간증의 불꽃과 그 열망이 그렇게 쉽게 꺼져 버렸는지 의아했습니다.

오래 생각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바쁜 일상 때문에 자주 기도와 경전 공부를 건너뛰곤 했던 것입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기도를 한 뒤에 출근을 하곤 했지만 1박 2일을 꼬박 일한 뒤에야 다음 날 저녁 늦게 퇴근하는 날도 종종 있었습니다. 그러면 너무 피곤해서 기도나 경전 공부를 하지 않고 바로 잠자리에 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다음 날 아침이면 그 과정은 반복되었습니다. 문제는 바로 크게 변화한 마음이 경색되지 않도록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저는 소파에서 일어나 무릎을 꿇고 하나님께 용서를 빌었습니다. 변하겠다고 하나님 아버지께 약속 드렸습니다. 다음날, 몰몬경을 병원으로 가져갔습니다. 그날 이후 해야 할 일 목록에는 두 가지 항목이 늘 포함되었습니다. 최소한 아침과 저녁에 기도를 하고 경전을 읽겠다고 써 놓았습니다. 가끔 자정이 되어서야 부랴부랴 기도할 장소를 찾아야 하는 때도 있었습니다. 어떨 때는 경전 공부를 짧게 끝내는 때도 있었습니다. 지각을 하는 한이 있어도 교회에는 빠지지 않겠다는 약속도 하나님 아버지께 드렸습니다. 몇 주 동안 실천하다 보니 열망이 되돌아오고 간증의 불꽃이 다시 타올랐습니다. 어떤 상황을 겪더라도 다시는 사소해 보이는 일을 소홀히 하여 영적인 죽음으로 이르는 함정에 빠지고 영원한 본질을 잃어버리는 지경에까지 가는 일을 만들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20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