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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예화

어느 랍비가 혼자 여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by 높은산 언덕위 2017. 10. 2.

어느 랍비가 혼자 여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랍비는 나귀 한 마리와 개 한 마리 그리고 작은 램프 하나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랍비는 날이 저물자 어느 마을 어귀에 있는 빈 헛간에서 하룻밤을 지내기로 했습니다. 나귀와 개를 헛간 앞에 둔 랍비는 헛간 안에 잠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기 위해 책을 폈는데, 갑자기 불어온 바람 때문에 램프 불이 꺼지고 말았습니다. 랍비는 속으로 중얼거렸습니다. "하필이면 바람에 불이 꺼질 게 뭐람"

랍비는 불이 꺼져 할 수 없이 그냥 잠을 자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그 날 밤 여우가 와서 헛간 앞에 매여 있던 랍비의 개를 물어 죽이고 사자가 와서 나귀도 물어 죽였습니다. 이튿날 랍비는 나귀와 개를 잃어버리고 쓸쓸히 길을 떠났습니다. 랍비는 허탈해 하며 마을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마을에는 이상하게도 남자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랍비는 슬피우는 한 여인을 발견하고 그 까닭을 물었습니다. 어제 밤에 갑자기 흉악한 도적 떼들이 쳐들어와서 마을 사람들의 재산이란 재산은 모두 빼앗아 가고 거기에다 남자란 남자는 모두 죽였습니다. 랍비는 그 말을 듣고 조용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만약 어제 밤에 램프가 꺼지지 않았다면 나는 밤늦게까지 책을 읽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틀림없이 도적 떼에게 발각되었겠지. 그리고 여우가 개를 죽이지 않고 또 사자가 나귀를 죽이지 않았다면 도적 떼들이 쳐들어왔을 때 개가 짖고 나귀 역시 소란을 피웠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나는 틀림없이 도적 떼에게 발견되어서 죽음을 당했겠지."

랍비는 그제서야 자기가 나귀와 개를 잃고 램프 불이 꺼진 덕분에 도적 떼에게 발견되지 않았음을 알았습니다. 랍비는 마을을 떠나면서 중얼거렸습니다.

"나쁜 일이 좋은 일로, 좋은 일이 나쁜 일로 바뀔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군.

때로는 나쁜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나중에는 이익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의 삶에는 이와 같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 이야기는 또한 어떠한 어려운 일에도 희망을 버려서는 안 된다는 것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