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종교/말씀·경전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그 나무는 삐뚤어지게 자라났습니다

by 높은산 언덕위 2016. 8. 4.

“우리 부부가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첫번째 집에서 가정을 꾸릴 때였습니다. 우리는 돈이 거의 없었습니다. 저는 혼자서 많은 일을 하였습니다. 지금 돌이켜 볼 때 모든 것을‘몸으로 때우던 시기’였습니다. 집안의 조경 책임은 저의 책임이었습니다. 제가 심은 많은 나무 중에서 첫번째로 심은 것이 바로 주엽나무였습니다. 그 나무가 자라 여름에 그늘을 만들어 집안을 시원하게 하는 데 일조를 할 날이 오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저는 그 나무를 계곡에서 동쪽으로 바람이 가장 세게 몰아치는 구석에 심었습니다. 저는 땅을 파서 나무를 넣고, 그 주위를 흙으로 덮어 주었으며, 물을 주고나서는 이후로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그 나무는 가지도 없이 줄기밖에 없는, 직경이 겨우 2센티미터밖에 되지 않는 나무였습니다. 제가 쉽게 아무 방향으로나 구부릴 수 있는 잘 휘는 나무였습니다. 저는 세월이 흐르면서 그 나무를 거의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나뭇잎이 다 떨어져 버린 어느 겨울날, 저는 우연히 창문 밖을 보다가 그 나무를 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 순간 그 나무가 기형적으로 자라나고 또 균형도 맞지 않아 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거는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밖으로 나가 나무를 똑바로 세워 보려고 나무를 향해 힘을 주어 보았습니다. 그러나 나무 줄기는 자라서 직경이 거의 30센티미터나 되어 있었습니다. 제 힘으로는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연장 창고에서 도르래 장치를 가져와 한쪽을 나무에다 고정시키고 다른 한쪽을 단단히 박힌 기둥에 매달아 줄을 잡아당겼습니다. 도르래가 조금 움직이더니 나무 줄기가 조금 흔들렸습니다. 그러나 그것뿐이었습니다.”

“마지막 수단으로 저는 톱을 가져다가 서쪽으로 뻗었던 가장 무거운 가지를 잘라냈습니다. 톱질로 인해 20센티미터나 넘는 지저분한 자국이 남았습니다. 저는 다시 집으로 들어가 제가 행한 일을 바라보았습니다. 제가 그 나무의 가장 큰 부분을 잘라냈기 때문에 하늘을 향해 자라고 있는 가지는 오직 하나 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그 나무를 심은 지 반 세기가 지났습니다. 이제 그 집에는 제 딸아이 가족이 살고 있습니다. 그후 어느 날 저는 다시 그 나무를 바라다 보았습니다. 여전히 큰 나무였습니다. 그러나 그 나무가 성장하면서 받은 충격이 얼마나 컸겠으며 그 나무를 곧게 하기 위해 제가 행한 일이 얼마나 끔찍한 일이었습니까!

“제가 그 나무를 처음 심었을 때, 끈 하나만 매달아 놓았어도 바람을 이겨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제가 조금 더 신경을 써서 줄을 매달아 놓았어야 했으며 또 그렇게 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그 나무는 삐뚤어지게 자라났습니다.” (고든 비 힝클리, 성도의 벗, 1994년 1월호, 59~6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