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종교/사랑·감사·자비

동정심이라는 선물

by 높은산 언덕위 2015. 12. 24.

몇년 전, 저는 오클라호마 주 오클라호마시티에서 한 지역 대회를 감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저는 대회 동안 장내를 압도했던 감미로운 영과 사람들의 놀라운 환대 속에서, 1995년 4월 19일 그 지역 사회의 인정 어린 도움의 정신이 어떻게 큰 시험을 겪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날, 오클라호마시티의 중심에 있는 알프레드 피 머라 연방 청사가 테러리스트에 의해 폭파되어 168명이 생명을 잃었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대회가 끝난 후, 저는 차를 타고 한때 알프레드 피 머라 건물이 서 있던 곳을 장식하고 있는, 아름다우며 상징적인 기념관의 입구로 안내되었습니다. 이곳에 있었던 아픔과 고통을 강조하려는듯 그날은 쓸쓸하고 비가 내렸습니다. 이 기념관에는 폭이 122미터 정도 되는 반사 못이 있습니다. 그 못 한쪽에는 유리와 화강암으로 된 168개의 빈 의자가 사망자 한 명 한 명을 추모하기 위해 놓여 있습니다. 이 의자들은 시신이 발견되었던 자리를 최대한 가까이 추적해 그 자리에 놓였습니다.

그 못의 반대쪽에는 근처에서 유일하게 폭발속에서 살아남은 아메리카 느릅나무 한 그루가 약간 높은 언덕에 서 있습니다. 이 나무는 적절하고도 애정 어린 이름인 “생존자 나무”라고 명명되었으며, 당당한 자태로 무서운 폭발 사고 속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을 기리고 있습니다.

안내원은 기념관 문 위에 새겨진 비문을 보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사망자와 생존자와 영원히 변화된 자들을 기억하기 위해 이곳에 왔습니다.

이곳을 떠나는 모든 사람들이 폭력이 미치는 영향을 알게 되길 바랍니다.

이 기념관에서 위안과 힘과 평화와 희망과 평온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안내하던 사람은 눈물을 머금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이 지역 사회와 그 안에 있는 모든 교회와 시민들은 모두 자극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슬픔 가운데 강해졌습니다. 우리는 정신적으로 하나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그때 일어났던 일을 가장 적절히 묘사할 수 있는 단어는 “동정심”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저의 머리 속에 티 에이치 화이트의 소설을 토대로 앨런 제이 러너가 쓴 뮤지컬, “카멜롯”이 떠올랐습니다. 사람들과의 이상적인 관계를 나눌 수 있는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아더 왕은 원탁의 목적을 마음에 그리며 “폭력은 강한 것이 아니며, 동정심은 약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동정심의 힘

이 말을 설명하는 감동적인 이야기는 성경의 구약전서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요셉에 대한 야곱의 특별한 사랑은 그의 형들의 시기와 질투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요셉을 죽이려는 모의가 있었고, 결국 그는 목숨을 지탱할 음식도 물도 없이 깊은 구덩이에 던져졌습니다. 요셉은 구덩이에서 끌어올려져 지나가던 대상에게 은화 20냥에 팔려 결국에는 애굽 땅에 있는 보디발의 집에 기거하게 되었습니다. “여호와께서 요셉과 함께 하시므로”1 젊은 요셉은 번영했습니다.

애굽에서는 수년간의 풍년이 지나고 기근이 닥쳐왔습니다. 기근이 극심할 무렵 요셉의 형들이 애굽에 곡식을 사러 왔으며, 이들은 이 은혜로운 사람, 곧 그들의 동생 덕분에 큰 축복을 받았습니다. 요셉은 이전에 형들로부터 받은 부당한 대우로 인하여 그들을 가혹하게 대할 수도 있었지만 그들에게 친절하고 관대했으며, 다음과 같은 말과 행동으로 그들의 환심과 지지를 얻었습니다.

“당신들이 나를 이곳에 팔았다고 해서 근심하지 마소서 한탄하지 마소서 하나님이 생명을 구원하시려고 나를 당신들보다 먼저 보내셨나이다

“하나님이 큰 구원으로 당신들의 생명을 보존하고 당신들의 후손을 세상에 두시려고 나를 당신들 먼저 보내셨나니.”2

요셉은 동정심이라는 훌륭한 미덕을 모범으로 보였습니다.

절정의 시기에 예수께서는 성지의 먼지 나는 길을 걸으시면서 종종 비유를 통해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가다가 강도를 만나매 강도들이 그 옷을 벗기고 때려 거의 죽은 것을 버리고 갔더라

“마침 한 제사장이 그 길로 내려가다가 그를 보고 피하여 지나가고

“또 이와 같이 한 레위인도 그곳에 이르러 그를 보고 피하여 지나가되

“어떤 사마리아 사람은 여행하는 중 거기 이르러 그를 보고 불쌍히 여겨

“가까이 가서 기름과 포도주를 그 상처에 붓고 싸매고 자기 짐승에 태워 주막으로 데리고 가서 돌보아 주니라

“그 이튿날 그가 주막 주인에게 데나리온 둘을 내어 주며 이르되 이 사람을 돌보아 주라 비용이 더 들면 내가 돌아올 때에 갚으리라 하였으니

구주께서는 우리에게 이렇게 물어 보실 수도 있습니다. “네 생각에는 이 세 사람 중에 누가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 되겠느냐?”

의심할 것도 없이 대답은 “자비를 베푼 자”입니다.

그때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예수께서는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3고 말씀하실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동정심의 많은 모범을 보여 주셨습니다. 베데스다 못의 다리 저는 사람, 음행 중에 잡혀 온 여자, 야곱의 우물가의 여인, 야이로의 딸, 마리아와 마르다의 오빠인 나사로 등은 각각 여리고로 가는 길의 재난 당한 사람들을 상징합니다. 모두 다 도움이 필요했습니다.

예수께서는 베데스다 못에서 다리 저는 사람에게 “일어나 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4고 하셨고, 죄지은 여인에게는 “가서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라”5고 하셨으며, 물을 길러 온 여인에게는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물을 주셨고,6 야이로의 죽은 딸에게는 “내가 네게 말하노니 소녀야 일어나라”7고 하셨으며, 무덤의 나사로에게는 “나오라”8고 하셨습니다.

구주께서는 항상 무한한 동정심의 가능성을 보여 주셨습니다

미대륙에서 예수님은 무리에게 나타나셔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 가운데 병든 자가 있느냐? 그들을 이리로 데려오라. 너희에게 저는 자나, 맹인이나, 다리 불편한 자나, 장애인이나 나병환자나, 마른 자나, 못 듣는 자나, 어떻게든지 고난을 당하는 자가 있느냐? 그들을 이리로 데려오라. 내가 그들을 고쳐 주리라 이는 내가 너희를 측은히 여김이요 …

“ … 그들 모두를 고쳐 주시더라.”9

우리의 여리고 길

혹자는 다음과 같은 통찰력 있는 질문을 할지도 모릅니다. 이 이야기는 세상의 구속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내 자신의 삶에서, 나만의 여리고 길에서 그러한 값진 경험을 실제로 할 수 있을까요?

저는 주님의 말씀으로 대답하겠습니다. “와서 보라.”10

우리에게 언제 이러한 도움의 손길을 줄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질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우리 각자가 여행하는 여리고 길에는 이름이 없으며,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지친 나그네는 우리가 모르는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얼마 전, 교회 본부에 도착한 한 통의 편지에는 편지를 쓴 사람의 진심 어린 감사의 표현이 담겨 있었습니다. 발신인 주소와 이름은 없었지만 소인은 오리건 주 포틀랜드로 찍혀 있었습니다.

“제일회장단 사무실 귀중,

솔트레이크시티는 한때 제가 방황하던 시절, 기독교적인 호의를 베풀어 주었습니다.

“버스로 캘리포니아까지 전국 횡단 여행을 하는 도중 저는 필요한 약이 없어서 수면을 취하지 못해 아프고 떨리는 나는

솔트레이크시티의 한 터미널에 내렸습니다. 보스턴에서 쫓기듯 비행기를 타는 바람에 그만 깜빡 잊고 약을 챙기지 못했던 것입니다.

“템플 스퀘어 호텔의 식당에서 저는 낙담한 기분으로 앉아 있었습니다. 곁눈질로 보니 어떤 부부가 제 테이블로 다가오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젊은이, 괜찮아요?’라고 부인이 물었습니다. 저는 몸을 똑바로 세워 앉아, 울면서 약간 심란한 마음으로 곤경에 빠진 제 사정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분들은 횡설수설한 제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나서 저를 도와주었습니다. 그리고는 식당 지배인과 이야기해 제가 5일 동안 그 식당에서 무엇이든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해 주었습니다. 그분들은 옆에 있는 호텔 데스크로 저를 데리고 가서 5일 동안 묵을 수 있는 방을 잡아주었습니다. 그 후 차에 태워 저를 병원으로 데리고 가서 참으로 제 건강과 안정을 위한 기본적인 생명줄인 약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제가 건강을 회복하고 힘을 키우고 있는 동안 저는 매일 태버내클 오르간 연주회에 참석했습니다. 오르간이 연주하는, 가냘픈 음에서부터 세찬 음으로 가득 이루어진 천상의 음악은 제가 들어 본 소리 중에서 가장 숭고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태버내클 오르간과 합창단의 앨범과 테이프를 구했으며, 이 음악은 제가 의기소침해지려 할 때마다 제 영혼에 버팀목이 되어 줍니다.

“호텔에서의 마지막 날, 다시 여행을 계속하기 전에 열쇠를 반납하면서 저는 그 부부가 남긴 메시지를 보았습니다. ‘당신의 삶에서 곤경에 처한 다른 사람에게 따뜻한 친절을 베풂으로써 우리에게 보답해 주세요.’ 저는 늘 그렇게 살고자 했지만 그 일 이후로 더욱더 세심하게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찾아보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이 시기가 실제로 경전에서 말하는 ‘후기’인지는 아는 바 없지만, 제가 절실히 도움이 필요했을 때 귀 교회의 회원 두 명은 제게 ‘성도’였음을 압니다. 여러분이 그 사실을 알고 싶어하실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얼마나 훌륭한 동정심의 사례입니까!

궁핍한 자들을 위해

동정심으로 가득 찬 한 사설 요양원이 있었습니다. 소유주는 에드나 휴렛이라는 사람이었습니다. 에드나는 천사 같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남은 생을 그녀의 보살핌 아래 지내고자 하는 환자들이 줄을 지어 기다렸습니다. 그녀는 모든 환자들의 머리를 감겨 주고 빗어 주었습니다. 그녀는 노인들에게 목욕도 시켜 주고 밝고 깨끗한 옷을 입혀 주었습니다.

수년간 저는 한때 제가 감리했던 와드의 미망인들을 방문할 때면 으레 에드나의 요양원을 먼저 방문했습니다. 그녀는 상냥한 미소로 저를 환영해 주고 환자들이 앉아 있는 거실로 안내해 주곤 했습니다.

저는 늘 지니 버트라고 하는 가장 연로하신 분과 함께 먼저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니는 102세까지 살았습니다. 그녀는 제가 태어날 때부터 저와 저의 가족을 알고 있었습니다.

언젠가 지니는 강한 스코틀랜드 사투리로 저에게 물었습니다. “토미, 최근에 에든버러에 가 본 적 있어요?”

“예, 얼마 전에 한번 갔습니다.” 하고 제가 대답했습니다.

“참 아름답지요!”라고 그녀는 말했습니다.

지니는 깊은 몽상에 잠긴 듯 눈을 지그시 감았습니다. 그러고는 진지하게 말했습니다. “나는 장례 비용을 현금으로 미리 냈어요. 내 장례식에서 장로님이 말씀해 주시고 테니슨의 시 ‘모래톱을 건너서’를 암송해 주세요. 지금 한 번 들어 봅시다!”

모든 눈이 저에게 쏠린 듯해서 돌아보니 정말 그랬습니다. 저는 깊이 숨을 내쉬고 암송하기 시작했습니다.

석양과 저녁 별,
그리고 나를 부르는 또렷한 소리!
내가 바다로 나갈 때
모래톱은 신음하지 않으리.11

지니는 온화하고 기쁨으로 가득한 미소를 지은 후, “오, 토미, 정말 좋았어요. 하지만 내 장례식 전에 조금만 더 연습하세요!”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렇게 했습니다.

우리는 지상에서의 사명을 수행하는 도중 언젠가는 비틀거리거나 힘없는 미소를 짓거나 병으로 고통 받는 순간을 경험하게 됩니다.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이 다가오며, 추운 겨울이 오고, 죽음이 인류 모두에게 찾아옵니다. 이 죽음은 비틀거리며 걷는 노인에게 옵니다. 그 소환장은 인생의 여로에서 아직 반도 채 살지 못한 사람에게도 오며, 종종 어린아이의 웃음 소리도 사라지게 하곤 합니다.

매일 전세계 곳곳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들과 딸, 형제, 자매, 어머니, 아버지, 또는 소중한 친구들과 작별을 고하면서 슬퍼하는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잔인한 십자가 위에서 구주께서 그분의 어머니에게 고한 부드러운 작별의 말은 특히 가슴 깊이 사무칩니다.

“예수께서 자기의 어머니와 사랑하시는 제자가 곁에 서 있는 것을 보시고 자기 어머니께 말씀하시되 여자여 보소서 아들이니이다 하시고

“또 그 제자에게 이르시되 보라 네 어머니라 하신대 그 때부터 그 제자가 자기 집에 모시니라.”12

장례식의 꽃이 시들고 나면 친구들의 기원은 추억이 되고 기도와 말씀도 우리의 기억에서 희미해진다는 사실을 상기합시다. 슬픔에 잠긴 사람들은 종종 자신이 혼자임을 발견합니다. 어린이들의 웃음소리가, 십대들의 소란이, 떠나간 배우자의 부드럽고 사랑어린 관심이 그리워집니다. 시계는 더욱 크게 똑딱거리고, 시간은 더욱 천천히 가며, 사방의 벽은 감옥 같기만 합니다.

저는 사랑과 동정어린 관심으로 굶주린 자를 먹이고, 헐벗은 자를 입히며, 집 없는 자를 재워 주는 사람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작은 참새 한 마리가 떨어지는 것도 아시는 하나님께서 그러한 봉사를 모르실 리 없습니다.

평화의 안식처

주님의 동정심으로, 그리고 그분의 신성한 계획에 따라, 거룩한 성전은 우리 아버지의 자녀들에게 이해를 초월한 평안을 가져다줍니다.

고든 비 힝클리 회장님의 지도력 아래 새로 건립된 성전과 건축 중인 성전의 수는 놀랍기 그지없습니다. 지상에 있는 하나님 아버지의 자녀들과 장막 저편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그분의 동정 어린 관심에 대해 우리는 감사드려야 합니다.

우리의 주님이요 구주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그분의 생애에 대해, 그분의 복음에 대해, 그분의 모범에 대해, 그리고 축복 받은 그분의 속죄에 대해 감사를 드립시다.

오클라호마시티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겠습니다. 저는 주님의 성전이 이 지상에서의 기쁨과 다음 세상에서 오는 영원한 기쁨으로 인도하는 길을 표시하기 위해 하늘에서 보낸 횃불로서 아름다운 모습으로 이 도시에 서게 되는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시편의 말씀을 기억합시다. “저녁에는 울음이 깃들일지라도 아침에는 기쁨이 오리로다.”13

매우 실제적인 방법으로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볼지어다 내가 문 밖에 서서 두드리노니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내가 그에게로 들어가리라 … ”14

그분께서 두드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입시다. 참된 동정심의 살아있는 모범이신 주님께서 들어오실 수 있도록 우리 마음의 문을 엽시다.

1. 창세기 39:2.

2. 창세기 45:5, 7.

3. 누가복음 10:30~37 참조.

4. 요한복음 5:8.

5. 요한복음 8:11.

6. 요한복음 4:14.

7. 마가복음 5:41.

8. 요한복음 11:43.

9. 제3니파이 17:7, 9.

10. 요한복음 1:39.

11. 1~4행.

12. 요한복음 19:26~27.

13. 시편 30:5.

14. 요한계시록 3:20.

 

(토마스 에스 몬슨200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