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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세상만사

가톨릭은 77번인데 개신교는 490번

by 높은산 언덕위 2016.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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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교황이 한국을 방문하였다가 한국을 떠나기 전 서울 명동성당 미사 강론에서 인용한 성경 구절이 기독교인들 사이에 화제였습니다. 교황의 미사 강론에 “오늘 복음 말씀에서, 베드로가 주님께 묻습니다. ‘제 형제가 저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까지 해야 합니까?’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십니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 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
교황이 인용한 것은 가톨릭 성경 마태오 복음서(개신교에선 마태복음) 18 22절인데, 개신교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개역개정판 성서의 같은 구절은 “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게 이르노니 일곱번 뿐 아니라 일곱 번을 일흔 번까지라도 할지니라”라고 되어 있습니다. 많은 개신교 신자들이 교황의 강론 내용을 전해 듣고 고개를 갸웃거린 이유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는 라틴어 번역본의 해석의 차이입니다. 가톨릭 성경 번역의 원본인 라틴어 불가타(Vulgata) 본에 이 구절은 “Dicit illi Iesus: Non dico tibi usque septies sed usque septuagies septies.”“라고 되어 있는데, 한국 천주교주교회의 관계자는 “이 문장에서 ‘sed usque septuagies septies’는 두 가지 해석, 즉 ‘일곱 번씩 일흔 번까지’(개신교 개역개정)와 ‘일흔 일곱 번까지’(가톨릭 성경)로 옮기는 것이 모두 가능하다”고 했다. 불가타 본은 예로니모가 405년에 라틴어로 완역하여 가톨릭 교회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성경의 이름이다.

성경책은 전승 번역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번역본이 나왔는데, 주교회의 설명에 따르면, 예를 들어 이탈리아어 성경은 “E Gesù gli rispose: Non ti dico fino a sette, ma fino a settanta volte sette.””라고 되어 있고, a settanta volte sette’는 ‘일곱 번을 일흔 번까지’이다. 영미권에서 널리 쓰이는 NRSV본의 경우는 Jesus said to him, Not seven times, but I tell you, seventy-seven times.”라고 기록하고 있다. “일흔 일곱 번”이다. NRSV본은 20세기 영어권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RSV본에 사해사본 발견 내용 등을 새로 반영한 버전이다.

사실 “예수 당시 팔레스틴 지역에서 7은 완전수(
), 이 구절은 실제 몇 번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완전히’, ‘끝까지’를 뜻합니다. 우리는 어떤 번역이 적합한지 엄밀하게 따져볼 수는 있겠지만, ‘일흔 일곱 번’이나 ‘일곱 번씩 일흔 번’이나 의미상의 차이는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참 중요한 점을 발견합니다.고대 성경사본에서 현대어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많은 번역상의 문제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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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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