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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玉盤佳言

망대 위의 파수꾼

by 높은산 언덕위 2023. 11. 7.

내가 여덟 살 때, 아빠는 오빠와 나를 데리고 긴 여정의 등산길에 오르셨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오빠와 나는 모든 부모가 두려워하는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얼마나 더 가야 해요?”

“거의 다 왔어요?”

아빠는 참을성 있게 대답해 주셨다.

“거의 다 왔단다!”

“15분만 더 가자꾸나!”

하지만 15분이 지나고, 또 15분이 더 지났다. 아빠는 격려를 하다, 회유하다, 애원하기까지 하셨다. “조금만 더 가면 돼.” 아빠는 그것이 사실이라 믿으며 말씀하셨다. 심지어 아빠도 우리가 아직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는 사실에 놀라워하셨다.

산 정상에서 내려오는 등산객들을 지나칠 때마다 우리는 앞으로 얼마나 더 걸어야 하는지 간절하게 물었다.

그러면 그들은 우리를 북돋우며 이렇게 대답했다. “조금만 더 가면 돼요! 거의 다 왔어요!”

그런 상황은 몇 번이나 반복되었다. 결국, 오빠는 등산로 한가운데 주저앉아 팔짱을 끼고 “이제 더는 안 가겠다”고 선언했다.

망대 위의 파수꾼

그 등산로에서 우리가 알게 된 것처럼, 사람들은 저마다 제 의견이 다르다. 등산로를 걸으며 만난 사람들은 모두 정상에 “가깝다”고 말했지만, 그 의미는 모두 달랐다. 심지어 간식을 챙기고 물병을 채우고 우리를 등산로 입구까지 데려오셨던 멋진 아빠조차도 정상까지 실제로 얼마나 걸리는지에 대해서는 잘못 기억하고 계셨다. 노련한 안내자가 없었기에 오빠와 나는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지치고 힘들어했다.

우리 역시 매일 성약의 길을 걷다 보면 다양한 영향과 의견을 마주하게 된다. 인플루언서, 정치인, 가족, 친구 등 많은 사람이 우리의 길잡이가 되고자 한다. 이러한 안내자 중 일부는 우리에게 무엇이 가장 좋은지를 마음에 두지 않는다. 또한 다른 안내자들은 우리 아빠처럼 우리를 위해 가장 좋은 것을 원하고 우리가 발전해 나가도록 돕고 지지해 줄 수 있지만, 모든 것에 대한 해답은 가지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

다행히도 하나님 아버지와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완벽하게 아시며,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현재와 미래의 상황을 알고 계시는 전지전능한 분들이시다. 그리고 그분들께서는 우리에게 선지자와 사도들을 주셔서 우리의 안내자요 망대 위의 파수꾼이 되게 하셨다.(에스겔 33:1~7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