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결혼

에프 버튼 하워드 장로

칠십인 정원회

20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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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뭔가가 영원히 지속되기를 바란다면 그 물건을 달리 취급합니다. … 여러분이 특별하게 다루었기 때문에 그 물건은 특별한 것이 되는 것입니다.

여러 해 전에 아내와 저는 정원에서 열린 결혼 피로연에 참석했습니다. 그날 일찍 우리는 성전에 다녀왔는데 그 곳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두 젊은이가 영원한 결혼을 했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 사랑했습니다. 그들은 거의 기적처럼 만났으므로 기쁨의 눈물을 많이 흘렸습니다. 피로연이 끝날 무렵 우리는 줄을 서 있었는데, 우리 앞에 그들의 가족과 친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는 신랑 신부에게 다가가더니, 룻기의 감동적인 말씀을 구성진 테너 음성으로 노래 불렀습니다. “어머니께서 가시는 곳에 나도 가고 어머니께서 머무시는 곳에서 나도 머물겠나이다 어머니의 백성이 나의 백성이 되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리니 어머니께서 죽으시는 곳에서 나도 죽어 거기 묻힐 것이라 …”(룻기 1:16~17)

우리는 깊은 감명을 받았으며 두 사람은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리라고 확신 했습니다. 그것은 저의 집 벽에 룻기의 같은 말씀이 오랫동안 걸려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아름다운 말씀의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는 것은 슬픈 일입니다. 오늘날 이혼으로 끝나는 결혼이 너무나 많습니다. 이기심과 죄와 편의 의식이 종종 성약과 약속보다 우선되기도 합니다.

영원한 결혼은 세상의 기초가 놓이기 전에 정해진 원리이며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먹고 인류가 필멸의 상태로 되기 전에 이 지상에 제정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아담과 이브가 타락하기 전에 서로를 반려자로 정해 주셨습니다. 경전에 의하면 “하나님이 사람을 창조하실 때에 하나님의 모양대로 지으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셨고 그들이 창조되던 날에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고”라고 하셨습니다.(창세기 5:1~2; 사체 강조)

영원한 결혼이야말로 하나님께서 자녀들의 축복을 위해 마련하신 위대한 계획의 가장 완전하고 궁극적인 핵심이라고 예언자들은 한결같이 가르쳤습니다.

에즈라 태프트 벤슨 대관장님은 “결혼 성약에 충실할 때 이 지상에서 가장 완전한 기쁨을 얻고 다음 세상에서 영광스러운 상을 받을 수 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The Teachings of Ezra Taft Benson[1988년], 533~534쪽) 하워드 더블류 헌터 대관장님은 해의 영광의 결혼을 “더 없는 영광의 복음 의식”이라고 했으며 “일부 사람들은 사후 세상에서 뒤늦게 해의 영광의 결혼을 이룰 수 있겠으나,” “합당한 사람이면 누구나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Teachings of Howard W. Hunter, ed. Clyde J. Williams [1997년], 132, 140쪽) 고든 비 힝클리 대관장님은 영원한 결혼이란 훌륭한 [것]이며(“하나님이 짝지어 주심”, 성도의 벗, 1991년 7월호, 70쪽 참조), “무엇보다도 값진 은사”라고 말씀하셨습니다.(“영원한 결혼,” 성도의 벗, 1974년 11월호)

영원한 결혼이 아무리 장엄하고 영광스러운 은사라고 해도 거저 주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거기에는 조건이 있습니다. 은사에 따르는 성약의 조건을 지키지 않으면 받은 은사는 물러가고 맙니다. 교리와 성약 131편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해의 영광에는 세 하늘 곧 세 가지 등급이 있느니라. 사람이 가장 높은 것을 얻기 위하여는 이 신권의 반차(새롭고도 영원한 결혼 서약을 말함)에 참여해야 하느니라 …”(교리와 성약 131:1~2)

성약은 성스러운 약속입니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하기로 약속하면 하나님은 우리의 말을 들어주실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은 결혼 성약을 지키는 자들에게 그분의 완전한 영광, 영생, 영원한 증진, 해의 왕국에서의 승영 및 완전한 기쁨을 약속해 주십니다. 우리 모두가 이 점을 알고 있으나 이러한 축복을 누리기 위해 이행해야 될 의무를 소홀히 하고 있습니다. 경전은 이러한 성약에 최소한 세 가지 약속이 내포되었음을 분명히 밝혀 주고 있습니다.

첫째, 영원한 결혼은 영원한 것입니다. 영원하다는 말은 계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의미하고 그것은 곧 남편과 아내가 온전해지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하며, 결혼 관계란 불화의 조짐이 보일 때나 어려운 일을 만날 때에도 경솔하게 파기해서는 안 되며, 세월이 흐르면서 사랑은 점점 강해지며, 사랑은 무덤 저편에서도 계속되며, 각자는 상대방이 있음으로 해서 영원히 축복을 누리게 되며, 문제와 불화가 생기면 저절로 해소되는 것이 아니므로 노력해서 해결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영원하다는 말은 회개, 용서, 오래 참음, 인내, 사랑, 소망 및 겸손을 의미합니다. 이 모든 것은 영원성의 요소가 되며 영원한 결혼을 이루고자 한다면 이 모든 요소를 배우고 실천해야 합니다.

둘째, 영원한 결혼은 하나님께서 제정해 주신 것이며, 이것은 결혼 성약 당사자가 자신들의 결혼에 하나님을 초대하며, 함께 기도하며, 계명을 지키며, 예언자들이 가르친 일정한 한도 내에서 욕망과 열정을 절제하기로 하며, 대등한 동반자가 되며, 집안이나 집 밖에서 진실하고 순결해야 하는 것을 말합니다. 하나님께서 제정해 주신 것이란 바로 이런 것입니다.

셋째, 영원한 결혼은 우리가 하나님과 협력자 관계에 놓이게 됨을 의미합니다. 그분은 성전에서 함께 인봉된 자들에게 생명이 계속됨을 약속해 주십니다. 아담과 이브가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고 하신 계명에는 창조주와 하나가 된다는 말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자녀들은 또한 그분의 자녀이므로 자녀들을 가르쳐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가정의 밤을 가지며 경전 공부를 하며 복음 토론을 하며 다른 사람들을 위해 봉사를 하는 것입니다. 각자가 받은 부름과 역할에서 서로 지지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아내가 초등회의 역원 부름을 받거나 남편이 감독단의 일원으로 부름을 받고 서로를 지지하지 못한다면 과연 하나님과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결혼 성약에는 최소한 이런 저런 의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신체적으로나 말로 아내나 남편을 학대하는 사람이나 결혼 생활의 품위를 떨어뜨리거나 불의한 지배력을 행사하려는 사람들은 성약을 어기고 있다고 말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계명을 소홀히 하거나 지도자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름을 받아들이지 않거나 이웃을 홀대하거나 세상적인 방법대로 하는 사람들도 위험한 길을 걷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성약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약속을 받지 못하게 됩니다.

결혼 관계를 합당하게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고서는 영원한 결혼은 이루어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영원한 결혼에 관련된 대부분의 것은 제 동반자에게서 배웠습니다. 우리는 결혼한 지 거의 47년이 되었습니다. 처음부터 아내는 결혼 생활을 꾸려 가야 할 방향을 알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결혼 생활을 가난한 대학생 신분으로 시작했지만, 결혼 생활에 대한 아내의 꿈은 은식기 한 벌이었습니다. 오늘날에 흔히 볼 수 있는 것처럼, 아내는 결혼하면서 마을 백화점에 가서 결혼 선물로 받고 싶은 물품 리스트를 만들었습니다. 아내는 목록에 주전자, 남비 및 가전 제품을 열거하지 않고 전혀 다른 것을 택했습니다. 은식기를 적었던 것입니다. 결혼선물 목록에 은식기 손잡이의 디자인, 은식기 벌 수, 나이프, 포크 및 스푼 등만 적고 그 밖에 아무것도 적지 않았습니다. 목록에 수건, 토스터 및 텔레비전은 없고 나이프, 포크 및 스푼만 있었습니다.

결혼식이 끝나자 우리의 친구들과 부모의 친구들은 선물을 주었습니다. 우리는 짧은 신혼 여행을 떠나면서 선물은 돌아와서 펼쳐 보기로 했습니다. 돌아와서 뜯어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들어온 선물 중에 은식기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은식기를 선물로 받지 못한 데 대해 섭섭하게 생각하지 않고 살림을 꾸려 나갔습니다.

법대생의 신분으로 우리에게 아이가 둘이나 생겼습니다. 돈을 따로 떼어 둘 형편이 못 되어 아내가 시간제 선거 사무원으로 일을 하여 돈을 번다든지 생일 선물로 누군가에게서 몇 달러를 받으면 몇 푼씩 저축하곤 했습니다. 돈이 좀 모이자 마을에 가서 포크나 스푼을 샀습니다. 여러 해가 걸려서야 손님 맞이 식탁을 차릴 수 있는 은식기를 모을 수 있었습니다. 마침내 4인용 은식기를 갖추게 되자, 저녁 식사에 친구들을 초대하기 시작했습니다.

친구들이 오기 전에 우리는 부엌에서 잠시 의논을 했습니다. 은식기를 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낡고 짝이 맞지 않는 값싼 스테인레스 식기를 사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였습니다. 당시 같으면 저는 값싼 스테인레스 식기를 사용하자고 하겠지요. 사용하기가 편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식사하고 나서 세척기에 던져 넣으면 알아서 세척되니까요. 이와 달리 은식기는 손이 많이 갔습니다. 아내는 도둑들의 눈에 띄지 않는 침대 밑에 은식기를 숨겨 놓았습니다. 아내는 은식기를 포장할 수 있는 깨끗한 천을 사 오라고 저에게 졸랐습니다. 은식기 하나하나를 천으로 된 별도 주머니에 넣었기 때문에 모두를 정리하는 일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습니다. 은식기를 사용하고 나면 얼룩이 지지 않도록 손으로 씻은 후 건조시켜서 천 주머니에 넣어 때가 끼지 않도록 했습니다. 그런 다음 천으로 싸서 도둑 맞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숨겨 놓았습니다. 때가 끼인 것이 발견되면 제가 은 세척제를 사 오고 우리 두 사람은 때를 깨끗이 닦아 냈습니다.

여러 해가 지나면서 은식기를 몇 벌 더 샀습니다. 아내가 그토록 은식기를 좋아하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아내는 좀처럼 화를 내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 하나가 은 포크 하나를 뒷마당의 흙을 파는 데 사용한 일이 있었습니다. 아내는 아이에게 불같이 화를 내며 심한 경고를 했습니다.

아내는 자신이 조리한 음식을 와드 만찬에 보내거나 준비한 식사를 환자나 가난한 사람들에게 보낼 때 은식기를 사용한 적이 없었습니다. 야외 소풍을 가거나 캠핑을 가도 은식기만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집 밖에서는 사용한 적이 없었습니다. 세월이 흘러도 식탁에 은식기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친구가 오면 은식기를 사용하기에 합당한 사람인지 요리조리 따져 보고 쉽게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친구들이 저녁 식사를 하러 오면 으레 스테인레스 식기로 대접했습니다.

때가 되어 우리 부부는 선교사의 부름을 받았습니다. 어느 날 내가 집에 도착하자 아내는 은행에서 보관 금고를 빌리자고 했습니다. 아내는 은식기를 가지고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집에 남겨 두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잃어버릴까 하는 염려에서였지요.

여러 해 동안 아내가 좀 괴팍스럽다고 생각하던 저는 어느 날 그녀의 심중을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여러분이 뭔가가 영원히 지속되기를 바란다면 그 물건을 달리 취급해야 합니다. 여러분은 그 물건을 보호해야 하며, 아무렇게나 다루어서는 안 됩니다. 그 물건을 바람이나 눈비를 맞도록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평범하게 다루어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은 그 물건에 때가 묻으면 광이 날 때까지 정성으로 닦아야 합니다. 여러분이 특별하게 다루었기 때문에 그 물건은 특별한 것이 되고 세월이 흐르면서 더 아름답고 소중한 물건이 되는 것입니다.

영원한 결혼도 마찬가지입니다. 영원한 결혼은 특별한 물건을 다루듯이 다루어야 합니다. 영원한 결혼을 귀중한 은사로 여길 것을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구합니다. 아멘.